제주의
모든
추억을

담아가는 공간

제주시 동문새마을금고
조규연·이해선 회원

동문공설시장
쇼핑농수산

제주에서 새롭게 다져온 삶의 터전

“꽤 큰 규모의 사업을 하다가 지인으로부터 좋지 않은 일을 당하면서 남편이 많이 지쳤어요. 결혼한 후 계속 부모님 가까이 살았으니 멀리 가보자고 생각했고, 그렇게 찾은 곳이 제주도였지요.”
동문공설시장에 ‘해조김 신우수산’이라는 이름의 작은 가게를 열었다. 장사 한번 해본 적 없는 조규연 사장이 가게를 맡고 평범한 주부였던 이해선 사장은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여전히 외지인이 제주도에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지만 조규연·이해선 사장이 제주도에 내려왔던 16년 전 상황도 만만치 않았다. 작은 일도 시빗거리가 되었고 괜스레 툭 치고 지나가는 사람도 가끔 있었다. 조규연 사장은 억울하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이웃이 될지를 고민했고 경계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90도로 인사하며 마음의 거리를 좁혀갔다.
“제주도 토박이분들의 입장에서는 육지사람 때문에 애로사항이 많아지니 그럴 수밖에 없다고 이해했어요. 그렇게 6개월 정도 지나니 마음을 열어주셨던 것 같아요.”
이해선 사장은 제주에서 비교적 쉽게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가 제주도 사람들의 좋은 심성 덕분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주변 상인들과의 관계가 개선되면서 상인회에 가입할 수 있었고 제주산 생선까지 취급하게 되니 단골손님도 제법 생겼다. 이때 제주도민으로 온전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게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삶의 나침반이 되어 준 쇼핑농수산

2011년, 같은 동문공설시장 안에 지금의 쇼핑농수산 자리를 찾은 조규연·이해선 사장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원래 거래하던 은행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조건에 맞지 않아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막막하던 때 동문새마을금고와의 기적 같은 인연이 시작됐다.
동문공설시장 상인회에 가입하고 1년 후쯤 사무국장을 맡게 된 조규연 사장이 동문새마을금고를 오가며 알게 된 강성신 전무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그동안 동문새마을금고와 거래가 없었지만 답답한 마음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는 조규연 사장은 그때 자신의 말에 집중하던 강성신 전무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평일임에도 쇼핑농수산 안은 방학을 맞은 대학생과 가족 단위의 한국 관광객,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관광객 등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제주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물건들과 따뜻하게 맞아주는 조규연·이해선 사장의 진심 어린 마음 덕분이다.
글 윤지은 사진 안지섭

기념품 사러 와 단골이 되는 따뜻한 가게

2015년 ‘쇼핑농수산’으로 상호를 바꾸면서 더 다양해진 품목을 선보였고, 중국인 관광객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그만큼 고객층도 두터워졌고, 단골손님도 늘어났다. 가게의 옛이야기를 나누던 와중에 이기숙 고객이 반가운 목소리로 이해선 사장에게 인사를 건넨다.
서울을 오가며 사업을 하고 있는 이기숙 고객은 몇 년 전 명절 선물을 사러 왔다가 이해선 사장과 ‘언니-동생’ 사이가 되었다.
“첫 거래부터 시작해 매년 여러 사람에게 전달되는 선물에 대한 반응이 좋았어요. 바쁠 때는 전화로 주문하는데 한 번도 실망한 적이 없었죠. 두 분 모두 정말 따뜻하셔서 오늘처럼 지나면서 종종 들러 같이 식사도 하고 차도 마시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이기숙 고객이 사업을 확장해 마유 크림을 쇼핑농수산에 납품하게 되면서 더 가까운 관계가 되었다는 이해선 사장은 쇼핑농수산의 가장 큰 자산으로 관광 기념품 사러 왔다가 10년 넘게 단골로 찾아오는 고객들을 꼽았다.
“항상 좋은 물건을 좋은 가격에, 그리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픈 저희의 마음을 알아준 고객들이니 감사할 따름”이라는 이해선 사장이다.
초창기 조규연 사장 혼자 서툴게 장사를 할 때 작은 기념품을 사준 고객은 지금까지도 안부를 전하는 사이다. 함께한 고객 중에는 장사 시작 후 첫 고객과 직접 찍은 제주 사진을 표구까지 해 건네준 사진작가고객, 상호가 바뀐 줄 모르고 무작정 시장에 왔다가 수소문으로 찾아와 “이모 찾았다”라며 반가운 인사를 건네던 뉴코아백화점 직원들도 기억에 남는다.

“제 절박함을 아셨는지 정말 꼼꼼하게 설계해 주셨어요. 저희에게 최대한 부담이 없는 방향으로 빠르게 정리를 해주셨죠.”
덕분에 가게를 마련할 수 있었던 조규연·이해선 사장은 이후 기존 은행은 입출금 통장만 남기고 모든 은행 거래를 동문새마을금고로 일원화했다. 그렇게 10여년의 시간이 흘렀고, 지금은 자신들의 자금 상황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동문새마을금고로부터 자산관리까지 받고있다. 이해선 사장은 “자금 회전이 안 되어 보험료가 연체되면 연락와서 실효되지 않게 이번 달 보험료만 넣으세요”라며 세심하게 챙기는 송지영 부장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가게 확장 후 조규연·이해선 사장은 자금이 필요할 때마다 최대한 쇼핑농수산의 편의를 반영해 퇴근 후라도 빠르게 필요한 답변을 해준 강성신 전무 덕에 사업을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런 고마움에 조규연 사장은 아무리 바빠도 하루 두 번씩 동문새마을금고를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도 하고 담소를 나누며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규연·이해선 사장은 고객과의 인연을 결코 허투루 여기지 않는다.
특별한 순간의 인연이 되어 준 고객들에게는 명절 때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 언제든 사용할 수 있도록 작은 숙소도 마련했다.
“서울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이지만 긴 인연의 고객들에게 숙소로 내어드리려고 집 지을 때부터 준비했어요. 제주에 올 때마다 들러 안부를 전하는 분들과의 인연이 그렇게 이어지는 것이지요.”
조규연·이해선 사장은 3년 전, 은퇴 후를 생각하며 동문새마을금고의 도움을 받아 조천읍 쪽에 땅을 마련했다.
“우리가 60살이 넘으면 일을 그만두고 건물을 지어 지인들과 모여 어울리려는 생각이었지만 인연이라는 것을 생각하다 보니 그게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두 사람은 10년 넘게 찾아오는 고객들과 제주살이의 힘이 되어 준 이웃들에게 도리를 다하기 위해 쇼핑농수산을 힘닿는 데까지 잘 꾸려가는 것이 자신들의 할 일이라는 생각한다. 이웃들과 서로 의지하고 고객과의 인연을 이어가는 고마움으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조규연·이해선 사장의 소박하지만 따스한 바람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