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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함을 깨닫는 것도
소중한 배움의 기회입니다

아나운서 김일중

배움이란 새로운 상황과 새로운 과제 앞에 스스로를 직면케 하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공중파 아나운서라는 안전한 틀을 벗고 더욱 확장된 영역에서 종횡무진하고 있는 아나운서 김일중을 통해 배움과 결실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무대에서 빛나는 모습 이면에 감춰진 자신의 부족함까지 풀어내는 진솔한 모습에서, 진정한 배움과 성장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글. 김수연 사진. 이승헌

며칠 전 불후의 명곡에서 1승을 하셨더군요. 우선 축하드리고요, 지금도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시는 중이신데, 주로 어떤 프로그램을 맡고 계신지요?
프리랜서로 나선 직후부터 맡게 된 중화TV <위클리 차이나> 진행을 계속하고 있고요. EBS의 <부모>라는 프로그램, JTBC의 <뉴체인지>라는 건강 프로그램, 채널A의 <내일은 야구왕>도 맡아 진행하는 중입니다. 또 요즘은 취미로 즐기던 골프를 방송으로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밖에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분들을 만나고 있기도 하고, 오늘은 또 이렇게 MG 가족분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네요. 정말 반갑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소 새마을금고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계신지도 궁금하군요.
요즘 광고를 통해 보면 신혜선 씨와 영탁 씨가 나오잖아요. 아주 밝고 신선한 느낌이더군요. ‘MG’라는 새로운 이름을 쓰는 것도 새마을금고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던 것 같아요. 뭔가 더 친숙하면서도, 나이 든 어르신들만이 아니라 도시의 젊은 세대에게도 어필하는 금융이구나 하는 생각? 저도 한때 X세대로 불리던 신세대였지만, 점점 더 효율을 따지는 요즘의 MZ세대까지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금융기관으로 점차 인식이 바뀌는 것 같아 좋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 사보 테마가 ‘배움의 결실’입니다. 지금껏 수많은 배움의 경험을 거쳐 오셨을 텐데요, 가장 의미 있는 배움은 어떤 것이었나요?
안정적인 직장을 버리고 프리랜서를 선언했다는 건, 내 분야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했던 걸 거예요. 그런데 하면 할수록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는 걸 느꼈습니다. 아나운서로서 그저 ‘하던 일의 연장’이라고 할 수는 없는 다양한 도전의 과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령 <내일은 야구왕>이라는 프로 하나를 하는데도, 진행자로서 미리 알아야 할 게 진짜 많아요. 야구에 대해서도,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들어가야 제대로 된 진행을 할 수 있죠. 아이돌의 쇼케이스 무대 같은 것도 방송국 아나운서 시절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었죠. 그렇게 방송 경험이 많았어도 처음엔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던지요. 어떤 프로그램, 어떤 행사도 그저 ‘하던 대로’라는 건 없습니다. 결국 방송활동을 한다는 건, 늘 끝없는 배움과 학습의 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완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그 과제를 풀어왔던 노력의 결과가 현재의 제 모습일 테고요.

2005년 SBS 공채 아나운서로 채용이 되셨는데요, 처음 아나운서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제 전공이 신문방송학이었는데, 졸업을 앞두고 점차 구체적인 영역에 대해 고민을 했어요. 나란 사람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거운지, 무얼 하면 가장 잘할 수 있을지 생각했죠. 과제를 발표할 때의 나, 사람들과 대화하고 토론할 때의 내 모습을 볼 때 아나운서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방송에 비치는 아나운서들의 모습을 보니, 더더욱 선망의 마음이 커지더군요. 정말로 하고 싶고, 제대로 도전해 보고 싶은 걸 찾은 것이죠.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과정 또한 중요한 배움의 시간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때 역점을 두고 공부했던 걸 소개해 주세요.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일반적인 과정들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제가 찾은 방법은 당시 활동하는 아나운서들의 모든 걸 교재 삼아 공부해 보는 것이었어요. 노래 하나를 소개할 때, 아나운서들은 어떤 멘트과 제스처를 쓰는지, 어떤 억양과 느낌으로 전달하는지를 분석해 봤어요. 그리고 뭔가 더 멋지고 와닿게 할 순 없을까도 생각해 보고요. 그렇게 혼자 가상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녹음도 해 보고, 그걸 평가해 보기도 했는데, 정말 생생하고 큰 공부가 됐던 것 같아요.

지금도 예능과 교양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신데요, 김일중 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진행자’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강조해서 진부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잘 듣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치 있는 입담과 순발력도 필요하긴 하지만, 출연자들의 말을 잘 들어야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고, 결과적으로 좋은 방송을 만들 수 있는 거거든요. MC가 아니라 출연자가 빛날 수 있도록 진행할 줄 아는 사람, 그게 바로 좋은 진행자의 조건이지요.

김일중 님은 ‘BTS 전담 MC’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앨범발표를 포함한 그들 대부분의 행사를 진행하고 계시더군요. 가까이서 지켜본 BTS의 매력은 어떤 것이던가요?
BTS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노래로 풀어냄으로써 공감을 끌어낸다는 점일 거예요. 그것도 아주 진솔하고 멋진 방식으로 말이죠. 일방적으로 나의 노래를 들어주기를 바라기보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한다고 할까요? 또 기자간담회를 하면서 보게 된 것인데, 이들은 늘 펜과 수첩을 가지고 있어요. 기자들의 질문을 일일이 다 적어요. 사실 기자들은 여러 질문을 한꺼번에 섞어서 던질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정리를 해주기도 하는 게 MC로서의 제 역할이기도 하거든요. BTS에게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놓치는 질문이 아예 없으니까요. 이런 성실함이야말로 그들이 가진 탁월한 소통능력이요, 최고의 스타로서 사랑받는 이유가 되는 것이죠.

저는 금융기관이란 곳이 모두에게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성실히 일해 차곡차곡
자산을 늘려나가는 즐거움도 있는 곳이
바로 금융기관이죠.

저는 금융기관이란 곳이 모두에게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성실히 일해 차곡차곡 자산을 늘려나가는 즐거움도 있는 곳이 바로 금융기관이죠.

오늘은 인터뷰이로 응해 주고 있지만, 그동안 수많은 인터뷰를 진행한 인터뷰어이기도 하시죠. 제일 기억에 남는 인터뷰는 어떤 것이었나요?
영화 <관상>이 발표될 때 배우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어요. 송강호, 김혜수, 백윤식, 이정재 등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쟁쟁한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인 거죠. 문제는 제가 그 영화에 대해 별로 아는 게 없는 상태였다는 점이에요. 영화 얘기보다 배우 개개인에 대한 일반적 관심과 호기심에 초점을 맞추는 질문, 어설픈 애드립으로 대부분의 시간이 채워졌고, 배우들의 표정이 점점 굳어지는 게 느껴지더군요. 다 마치고 일어설 때 김혜수 님의 한마디가 제 귀에 들렸습니다. “오늘 인터뷰 좀 이상하지 않았어?” 아찔했습니다. 최악의 인터뷰였어요. 물론 영화 개봉 전이라 제대로 준비할 기회가 제한적이었다는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그날의 사태는 분명 저의 자만과 불성실이 부른 참사였습니다. 하지만 그 뼈아픈 경험이 저를 다시 채찍질하고 늘 배우는 자세로 내 역할에 집중하도록 했으니, 결과적으로는 좋은 깨달음의 기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어떤 목표와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요즘은 예전처럼 지상파 중심으로만 생각해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미 10대, 20대 친구들은 TV를 잘 보지 않아요. 스마트폰을 통해 원하는 콘텐츠를 접하고 있죠. 따라서 고전적인 방송인, 아나운서를 넘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정체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고민 중입니다. 유튜브를 비롯한 새로운 모바일 영역에서도 통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나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가치는 무엇일지에 대해서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걸 알기에 조급하게 서두르기보다 시간을 갖고 차곡차곡 준비해 가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방송인’이 되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을 몇 개나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하나를 하더라도 나로 인해 세상이 좀더 즐겁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MG 가족 여러분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금융기관이란 곳이 모두에게 ‘즐거운’ 공간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도움을 청할 수도 있고, 성실히 일해 차곡차곡 자산을 늘려나가는 즐거움도 있는 곳이 바로 금융기관이죠. MG새마을금고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도 그런 마음이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영업시간이 끝난 이후로도 직원분들은 그 안에서 수많은 일을 처리하고 있다는 걸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 수고로움이 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지키는 든든한 힘이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늘 즐겁고 행복한 날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