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영역

컨텐츠 내용

MG Culture

트렌드 리포트

컨텐츠 이미지

나는
지금
편의점으로
간다

1인 가구 시대의 편의점

오늘날 도시인들에게 편의점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해결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흔히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편의점도 함께 성장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편의점 때문에 혼자 사는 사람이 계속 늘어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편의점은 대중적인 유통채널이 되었다. 이러한 편의점은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그리고 오늘날 편의점은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컨텐츠 이미지

얼음공장에서 시작된 편의점

흔히 편의점을 집 앞의 있는 ‘거대한 냉장고’에 비유한다. 돈만 지불하면 언제나 신선한 음식과 음료를 마음껏 꺼내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유는 실제로 편의점의 탄생 배경과도 맞닿아 있다. 세계 최초의 편의점은 ‘얼음공장’에서 시작되었다. 1927년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 위치한 사우스랜드 제빙 회사에서는 공장의 ‘냉기’를 이용해 신선한 식료품을 판매했고, 다른 점포들이 문을 닫은 저녁이나 일요일에 큰 인기를 모았다.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원하는 시간에 공급한다는 편의점의 기본 시스템이 확립되는 순간이었다.
이 회사는 온도 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선 식품을 판매했고, 영업시간까지 늘리면서 인기를 더해갔다. 마침내 1946년 사우스랜드는 자신들의 식료품 가게에 ‘세븐일레븐(7-Eleven)’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연다는 의미였다. 세븐일레븐의 성공 이후 여러 편의점 브랜드가 만들어졌고, 이후 24시간 영업하는 소매점으로 전 세계에 퍼져나갔다.

컨텐츠 이미지 컨텐츠 이미지

편의점의 진화, 무인편의점

편의점은 한때 새로운 문화의 상징이었다. 사람들은 가게 안에서 컵라면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탄산음료를 커다란 얼음 컵에 담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탄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편의점은 생활 속 깊숙이 들어왔다. 편의점이 흔해지고 익숙해질수록 ‘놀라움’과 ‘새로움’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편의점의 변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세븐일레븐은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무인 콘셉트 스마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론칭했다. 이곳에는 계산을 하는 점원이 없다. 대신 정맥을 이용한 핸드페이 결제 시스템과 360도 모든 방향에서 바코드를 읽을 수 있는 상품 스캐너가 있다. 매장 출입도 미리 등록한 정맥 정보로 이루어진다.
매장에서 물건을 고른 뒤에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으면 모든 계산이 완료된다. 그리고 핸드페이 결제시스템에 손바닥을 대면 미리 등록한 신용카드로 결제가 이뤄진다. 계산 업무에서 해방된 점원은 매장관리와 상품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점포환경과 노동환경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미래 편의점의 모습을 어느 정도 가늠하기에는 충분하다.

컨텐츠 이미지
컨텐츠 이미지

새로운 콘셉트의 이색 편의점

한편 편의점에 여러 서비스를 접목한 이색 편의점도 있다. 코엑스에 들어선 도서관 편의점은 점포 안 시식테이블에 북카페처럼 책을 구비해 놓았다. 책 반입도 가능하기 때문에 책을 읽으면서 식사나 간식 등을 즐길 수 있다. CU 덕성여대학생회관점에는 주 소비층이 여대생이라는 점을 고려해 매장 안에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과 화장을 고칠 수 있는 파우더룸을 마련했다. 세탁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도 있다. 전문 세탁서비스 업체와 제휴를 맺고 제공하는 무인세탁 시스템으로 365일 24시간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세탁물을 맡기고 찾아갈 수 있다. 그밖에도 이마트24 삼청로점은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여 전통찻집 콘셉트로 꾸몄으며, 충무로점은 루프탑이 설치된 테이블에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형 점포이다.
편의점은 아니지만 편의점을 콘셉트로 한 술집도 등장했다. 홍대 인근에 문을 연 ‘편의점 포차’에는 주방 대신 각종 편의점 상품이 가득하다. 장바구니에 먹고 싶은 상품을 담아서 계산하고 간이 테이블에 앉아서 먹으면 된다. 주류를 제외하면 가격도 편의점과 같기 때문에 일반 술집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술자리를 가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이 대중화되면서 차별화를 위한 업체들 간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도 편의점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접목하면서 진화해 나갈 것이다.

글. 이상우(문화평론가, 협성대 강사)
사진. 이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