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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아쉬움

어버이날을 맞아도 생신이 되어도 연말연시가 다가와도 효도할 이가 없어 더욱 서글프다. 아버지는 너무 어릴 적에 병으로 돌아가셔서 어머니로부터 듣기만 했는데 막내딸인 나를 무척 귀여워하셨다고 한다. 두 오빠와 나이 차이도 제법 많아 막내딸에 대한 애정이 꽤나 많으셨던 모양이다. 결국 어머니 홀로 세 남매를 힘들게 키운 셈인데 군무원으로 직장까지 다니면서 자식들을 공부시켰다. 그런 어머니께서 다들 잘 살고 편안히 지내던 7년 전 4월, 병으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만 해도 기억력도 좋고 정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으신 어머니였는데 8년 전 화장실에 가다가 그만 넘어지는 바람에 2개월 반의 입원 끝에 결국 86세를 일기로 돌아가시고 말았다. 병원에 계실 동안 깁스를 한 자리가 불편하고 통증이 심한데다가 식사까지 제대로 하지 못해 일찍 돌아가신 셈이었다. 자식들 고생시키기 싫어 일부러 식사를 거르는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는데 어르신들이 병에 걸리면 그런 절차를 밟으며 가신다는 사실이 더욱 서글프게 했다.

매년 기일이 되면 온 집안 식구들이 모여 차례를 지내며 어머니를 추모하고 추모공원에 화분을 놓고 절도 하면서 북받쳐 오르는 눈물을 맘껏 흘린다. 살아 계실 때 효도하라는 선현들의 시도 있는데 제대로 보살피고 잘해 드리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평소 자식들에게 다정다감하고 따뜻한 정을 주셨기에 더 기억에 새롭다. 남편도 살아 계실 때 한 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외식이라도 시켜드려야 한다고 했지만 나의 나태함과 정성 부족으로 그렇게 해드리지 못한 채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신 어머니께 통탄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어머니! 돌아가신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 새 7년이 지나 새삼 세월의 덧없음을 느낍니다. 이렇게 훌륭하게 잘 키워주셨는데 저는 아무 것도 해드리지 못하는 불효자가 되었으니 부디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고 늘 마음 속 깊이 어머니를 간직하고 있겠습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고통과 아픔을 모두 잊으시고 편안히 잘 지내주시기 비옵니다.

글. 박옥희(부산시 북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