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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Culture

문화가 있는 저녁

BOOK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우아한
삶을 위하여

누구나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한다. 지금 현재 어떻게 살아야 지혜롭게 사는 것이며 행복하게 사는 것일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아름답게 늙어갈 수 있을까. 내 인생의 마지막은 어떻게 그려질까. 인생의 마지막 시간들을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스스로에게 되묻는 이러한 질문들은 지금 현재를 다시 되돌아보게 한다. 여기 소개하는 책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관한 의미 있는 질문들을 자꾸만 하게 된다.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우아한지 어떤지 모르는>

소설은 “결혼은 친척을 두 배로 늘리고, 짐을 두 배로 늘리고, 싸움을 네 배로 늘린다”는 구절에 밑줄을 치거나 격하게 공감한 사람이라면 이 소설의 주인공 다다시의 일상에 자신도 모르게 빠져 들어가는 걸 느낄 것이다. 소설은 아주 섬세하게 주인공의 일상을 추적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집을 수리하여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서만 그친다면 너무 밋밋했을 것이다. 얼마 전까지 사귀었다가 헤어진 디자이너 ‘가나’가 다다시 앞에 우연히 나타난다. 이제는 유부남이 아니라 이혼남이 되어버린 다다시에게 가나는 또 다른 설렘으로 다가온다. 소설은 줄곧 다다시와 가나의 평범한 만남이 어떻게 깊게 물들어 가는지 따라간다. 여기엔 병을 얻은 가나의 아버지와 낡은 집에 오래전부터 드나들었던 길고양이 후미도 조력자로 등장한다. 소설의 후반부에 고양이 후미는 낡은 집의 지하실에 홀로 들어가 죽음을 맞이한다. 후미의 죽음은 평범한 것 같지만 어떻게 보면 주인공의 마지막 삶과도 닮아 있다. 원 집주인인 소노다 씨가 돌아오고 다다시는 화재로 인해 매물로 나온 가나의 옆집을 구입할 계획을 세운다. 새로운 삶이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삶은 이렇듯 늘 새로운 만남과 설렘과 관계로 시작하고 끝맺는 것은 아닐까.

<당신과 나 사이>

<당신과 나 사이>

“잘 지내는 게 어른이지.” 김애란의 단편소설 <풍경의 쓸모>에 나오는 문장이다. 하도 공감이 돼서 이 문장에 밑줄을 그어 두었는데, 정신분석 전문의인 저자도 이 구절을 읽고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여기서 저자는 ‘잘 지낸다는 것’에 대해 덧붙인다. 회사든 사모임이든 이들과 잘 지내기 위해서 그 관계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 따위는 하지 않는다. 다만, 이상한 사람들이 어떤 도발을 하든 거리를 두고 그것에 휘둘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회생활에서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는 허다하다. 그 와중에 상처 입고 그것 때문에 오히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괜한 상처를 주기도 한다. 필자는 이상한 사람들을 6가지 유형으로 나누고 그에 맞춰 행동해야할 대응 방법을 제시한다. 그들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키는 법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애쓰지 말고 거리부터 두어라”는 묘책을 내놓으며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법에서부터 소중한 사람들과 후회없이 사는 법을 친구처럼 조언해준다.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십수 년째 파킨스병으로 투병하며 인생의 깊이를 더해가는 저자의 우정 어린 이야기는 인간관계로 고민하는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

<나무를 심은 사람>

“한 사람의 인격이 얼마나 훌륭한지 알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그 사람의 행동을 지켜볼 수 있어야 한다. 그 행동이 조금도 이기적이지 않고 더없이 고결한 마음에서 나왔으며,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고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그 때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인물을 만난 것이다”는 말로 화자는 입을 연다.
황폐할 대로 황폐해 어떤 희망조차 없어 보이는 땅에 노인은 도토리를 심기 시작했다. 이미 10만 개의 도토리를 심었고 그 중 2만개만이 싹이 텄으나 또 절반이 다람쥐가 갉아먹거나 알 수 없는 신의 뜻으로 잃게 될 거라는 걸 알면서도 노인은 도토리를 심었다. 끝내는 만 그루의 참나무가 살아남아 아무것도 없는 이 땅에 자랄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이어진 노인의 나무 심기는 결국 황무지를 아름답고 거대한 숲으로 만들었고, 희망을 잃을 이들에게 기름진 땅과 행복을 마을을 선물했다.
예쁜 동화 같은 이 작품은 작가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사람의 헌신이 어떤 위력을 가져다주는지 우리는 노인을 통해 생생하게 만나게 된다. 입버릇처럼 희망이 없다고 말하지만, 쉽게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것이 우리 삶이다. 오늘 이 노인을 당신의 삶으로 초대해보길 바란다.

MOVIE

봄바람을
닮은

열정적인
무대

봄바람의 따뜻한 기운은 두꺼운 코트를 벗어던지게 할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까지 활짝 열게 만든다. 꿈을 꾸고 싶고, 더욱 나은 삶을 열망하고, 다른 사람을 향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계절이다. 이렇듯 봄의 기운을 닮은 무대들과 함께, 잊고 살았던 삶의 온기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
  • 공연날짜 : 3월 27일~4월 15일
  •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뮤지컬 『신과 함께_저승편』

천만 관객을 훌쩍 넘으며 화제를 모은 영화 『신과 함께_죄와 벌』의 재미와 감동을 무대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주호민의 웹툰을 원작으로 2015년 초연해 충실히 압축한 드라마와 만화적 상상력이 발휘된 무대 미술로 주목 받은 작품이다. 특히 윤회 사상을 상징하는 거대한 바퀴 모양의 설치물과 LED로 사후 세계를 시각화한 무대가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야기는 과로로 사망한 39세 소시민 김자홍이 초짜 국선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49일 동안 저승에서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다. 일곱 개의 지옥에서 돌아보게 되는 김자홍의 삶은 너무나 인간적이라, 지옥의 대왕뿐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까지 두드린다. 또한 저승 삼차사 강림도령과 해원맥, 이덕춘이 군대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원귀를 인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도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무대에서 어떻게 그려지는지 비교해보는 것 또한 재밌는 관극 체험이 될 것이다.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 공연날짜 : 4월 12일~6월 3일
  • 장소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

꿈을 잊고 사는 이들에게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잃어버린 열정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어 준다. 1965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했고 이듬해 토니상 작품상, 연출상, 작곡상 등 5개 부문을 수상하며, 50년 넘게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무대는 원작 작가 세르반테스의 삶과 돈키호테의 이야기를 극중극으로 연결시켜 특별함을 더한다. 신성모독죄로 감옥으로 끌려온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 이야기를 즉흥극으로 펼치며, 죄수들 앞에서 자신의 삶을 변호한다.

자신을 돈키호테로 착각하며 시종 산초와 모험을 떠난 라만차의 노인 알론조 이야기는 세상에서 가장 미친 짓은 현실에 안주하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무대는 오만석과 홍광호가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를 맡아 작품의 명곡 ‘이룰 수 없는 꿈’의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여관 하녀 알돈자는 윤공주와 최수진, 돈키호테의 충성스런 하인 산초는 이훈진과 김호영이 맡아 개성 넘치는 무대를 펼친다.

연극 『낫심』
  • 공연날짜 : 4월 10일~4월 29일
  • 장소 : 두산아트센터 Space111

연극 『낫심』

이란 출신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의 연극 『낫심』은 2017년 에딘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초연하며 프린지 퍼스트를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낫심』은 다른 연극과 달리 리허설, 연출, 무대 세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 배우, 관객만이 존재하는 즉흥 일인극이다. 그에 따라 매 공연마다 새로운 배우가 출연하고, 현장에서 주어진 대본의 지시에 따라 관객과 함께 공연을 진행하는 실험적인 무대를 보여준다.
고수희, 권해효, 김선영, 류덕환, 문소리, 박해수, 오만석, 유준상 등 연기파 배우들이 캐스트에 이름을 올려, 저마다 단 한 번의 특별한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낯선 이란어를 소재로 작가, 배우, 관객이 소통하는 과정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행위와 인류 보편적 언어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낫심』. 이기주의가 팽배한 오늘의 현실에서, 이타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글. 이재훈(시인), 나윤정(더 뮤지컬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