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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 Culture

길에서 만난 풍경

현무암 협곡이 선사한
아름다운 풍경

강원도 철원

남과 북이 화해의 물결을 보이면서 군사분계선과 가까운 파주와 철원이 주목받고 있다. 드넓은 철원평야와 깊은 현무암 협곡과 주상절리를 감상할 수 있는 강원도 철원은 안보를 되새기는 프로그램은 물론 자연이 준 선물로 경외스럽기까지 하다.

  • 대한민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로 불리는 직탕폭포
  • 약 27만 년 전의 화산 활동으로 지금과 같은 현무암 협곡과 주상절리가 만들어졌다
  • 주상절리와 협곡의 절경, 고석정과 직탕 폭포

    강원도 철원 8경 중 하나로 신라 진평왕 때 축조된 고석정은 정자와 한탄강 줄기의 현무암 계곡 전부를 일컫는다. 이곳에서 상류로 약 2km 지점에 직탕폭포와 하류 약 2km 지점에 순담계곡이 위치해 있으며 자연이 만들어준 깊은 협곡과 주상절리, 빠른 유속 덕분에 여름이면 래프팅을 즐기려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6·25 전쟁으로 소실되어 1971년 재건해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고석정은 강 중앙에 10m 높이의 거대한 기암이 우뚝 솟아 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현무암 분출지이며 역사에 기록된 바로는 신라 때는 진평왕이, 고려 때는 충숙왕이 찾아와 노닐던 곳이라고 알려져 있다.
    고석정을 주 무대로 강원도 철원을 대표하는 인물이 있으니 임꺽정이다. 실제로 고석정에는 임꺽정에 대한 많은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정치 혼란과 흉년으로 민심이 흉흉해지자 황해도 구월산과 서흥·신계 등의 관청이나 토호·양반집을 습격해 재물을 빼앗았다. 또 함경도와 황해도 방면에서 올라가는 진상품을 약탈, 백성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도 강 중앙에 위치한 20m 높이의 거대한 기암봉에는 임꺽정이 은신했다는 자연 석실이 남아있으며 이곳 사람들은 지금도 고석을 ‘꺽정바위’로 부른다. 바위의 형상이 임꺽정이 신고 다니던 신발을 닮았다고도 한다.

    강 중앙에 10m 높이의 거대한 기암이 우뚝 솟아있는 고석정

    나이아가라 폭포를 축소한 듯한 직탕폭포

    고석정과 직탕 폭포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한탄강이다. 큰 여울이라는 뜻의 한탄강은 약 27만 년 전 북한의 강원도 평강군 오리산 부근에서 수차례 화산 폭발로 분출된 용암이 흘러 경기도 포천과 연천, 파주까지 흐르면서 4~8각 기둥모양으로 굳어졌다.
    이 기둥들의 틈과 현무암, 화강암 경계에 비와 강물이 흐르면서 깎여나가 현무암 협곡인 현재의 한탄강과 임진강이 탄생했다.
    덕분에 철원용암대지, 고석정 아래 한탄강 협곡에 15m 높이로 우뚝 선 화강암인 고석, 약 2㎞에 걸쳐 주상절리가 이어지는 대교천 현무암 협곡, 명성산 중턱의 높이 20m 삼단폭포인 삼부연 폭포 등이 형성되며 그림 같은 풍경이 완성됐다.
    직탄(直灘)폭포라고도 불리는 직탕 폭포는 한탄강 상류에 기암절벽과 자연적인 ‘一’자형 기암으로 이루어져 웅장함과 기묘함 그리고 아름다움이 겹쳐 철원 8경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높이 3∼5m, 길이 80m의 거대한 암반을 넘어 거센 물이 수직으로 쏟아져 내려 장관을 이룬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나이아가라 폭포라고도 한다. 이곳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끓이는 매운탕 맛은 일품으로 알려져 사시사철 낚시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하지만 물의 흐름에 따라 침식이 일어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조금씩 북쪽으로 올라가 언젠가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2020년에는 한탄강의 수직절벽과 협곡을 손쉽게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들을 사로잡게 될 전망이다. 강원도 철원군, 경기도 포천시, 연천군 등이 2020년 완공을 목표로 ‘한탄강 주상 절리길’을 조성 중인데, 전 구간이 완공되면 한탄강의 현무암 주상절리를 감상하며 생태탐방을 할 수 있게 된다.

    철원 주민들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빛의 사원

    평화와 상생의 공간, 철원 노동당사

    오래 전부터 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평야지역이었던 철원은 6·25전쟁 이전엔 북한 지역이었다.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남과 북은 1952년 10월 6일부터 열흘 동안 열두 차례의 치열한 전투를 치렀다.
    노동당사는 철원군 조선노동당에서 완공한 러시아식 건물로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콘크리트로만 지어 현재 1층에는 각방 구조가 남아 있으나, 2층과 3층은 붕괴 위험 때문에 출입할 수 없다. 6·25전쟁의 참화로 검게 그을린 3층 건물의 앞뒤엔 포탄과 총탄 자국이 촘촘히 박혀 있으며 노동당사 뒤편의 방공호에서는 사람의 유골과 실탄 등이 발견되어 당시의 참혹함을 마주할 수 있다.
    2002년 5월 31일 등록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됐으며 서태지와 아이들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KBS 열린음악회가 녹화되기도 했다. 또 노동당사 앞에는 23개의 사라져가는 문자들로 둘러싸인 빛의 사원이 설치되어 있다. 사라지는 문자는 다양성이 힘에 의해 통일되는 세계화의 역기능을 상징하며, 포용과 다름의 존중을 통해 공존하는 인류를 표현했다. 군사적 대치와 긴장의 장소인 이곳을 평화와 상생의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철원 주민들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 전쟁의 참혹함을 확인할 수 있는 노동당사
  • DMZ 생태평화공원
  • 비무장지대(非武裝地帶) 남쪽 한계선에 가장 가까이 있는 마지막 기차역.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던 월정리역은 철원안보관광의 대표적인 경유지이다.
  •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던 월정리 역에는 객차로 쓰이는 뒷부분만 일부 남아 있다
  • DMZ 트레인을 이용하면 서울역에서 백마고지역을 오가는 안보 관광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 철마는 달리고 싶다, 월정리역

    비무장지대(非武裝地帶) 남쪽 한계선에 가장 가까이 있는 마지막 기차역.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던 월정리역은 철원안보관광의 대표적인 경유지이다. 경원선은 일본이 강제 노역을 동원하고 소련의 10월 혁명으로 추방된 러시아인을 고용해, 1914년 8월 강원도에서 제일 먼저 부설되었는데 서울↔원산간 223.7km를 연결한 산업철도로써 철원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원산의 해산물 등을 수송하는 간선철도 역할을 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는 강렬한 팻말과 함께 분단된 민족의 한을 증명해주고 있다. 6·25전쟁 당시 월정리역에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 잔해 일부분과 유엔군의 폭격으로 부서진 인민군의 화물열차 골격이 보존되어 있다. 북한군이 철수하면서 열차 앞부분을 가져가 지금은 객차로 쓰이는 뒷부분만 일부 남아 있다. 현재는 철원안보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8년 복원됐다.
    코레일에서는 안보의식 고취를 위해 서울역에서 출발해 백마고지역까지 운행하는 DMZ 트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두루미마을, 노동당사, 멸공OP, 금강산 전기철도 교량, 월정리역, 백마고지 전적비를 오가는 안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글·사진. 최승희(여행작가)
    사진 제공. 철원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