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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새마을금고 전 직원과 김적우 이사장

한계를 역이용하면
답이 보인다

정읍새마을금고

1980년 창립한 정읍새마을금고는 여·수신 사업 외에 여러 수익사업을 도모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그러던 곳이 한 해 동안 자산이 224억이나 늘었고, 대출채권, 출자금, 당기순이익도 목표 대비 110%대를 돌파했다. 비결은 임직원이 ‘거시기할 때꺼정 거시기해분 것’. 이곳의 노하우가 응축된 ‘거시기’란 3개의 키워드로 수렴된다. 선의와 실력, 그리고 신뢰다.

선의가 낸 길은 옳은 방향으로 뻗어간다

오늘의 정읍새마을금고를 만든 것은 김적우 이사장의 공이 크다. 그는 정읍이 고향인 사업가 출신으로 이 금고의 회원이었다. 사업 자금이 필요할 때 금고가 든든한 지원군이 돼주던 것을 잊지 않은 그는 2012년 이사장직을 맡으며 ‘회원 환원’이란 단어를 가슴에 새겼다.
“정읍 인구는 12만 명이 못 되는데 절반 이상이 60대가 넘습니다. 생산·경제활동 인구가 적은 지역의 새마을금고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현지에 맞는 수익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생각했지요. 환경의 이점을 활용하면서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정읍새마을금고의 ‘MG샘고을김치’는 이렇게 탄생했다. 취임 1년 후인 2013년, 그는 부지 약 6,612㎡(약 2,000평)를 매입하고 ‘MG정읍푸드’란 이름의 김치공장을 설립했다. 정읍과 인근 지역에서 생산한 식재료로 만드는데 포기김치, 총각김치, 백김치, 고구마순김치, 갓김치, 열무김치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하다. 초기에는 회원과 임직원 지인을 대상으로 판매하다 입소문이 나면서 판로가 전국으로 확대되었는데 눈길을 끄는 것은 가격이다.
김석주 전무는 김치 판매가를 정할 때 시중가보다 낮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후발 주자의 승부수를 가격 경쟁력으로 띄운 것.
“마을에 구멍가게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편의점이 들어옵니다.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갈수록 힘들어지는 상황이라 지역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합리적인 생산가와 소비자가를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식재료 수매가는 올리고 소비자가를 낮추기 위해 김치의 마진율을 줄였지요. 김치뿐 아니라 젓갈, 쌀 등도 판매하기 위해 금고 건물 3층에 MG정읍푸드판매점을 개장했는데 소비자가를 낮추자 경쟁업체에서 가격을 더 올리지 못하더라고요.”
처음 김치사업을 하자고 했을 때 직원들과 이사회 임원진들은 반신반의했다. 과거 수익사업으로 예식장, 뷔페, 목욕탕, 임대업을 했지만 잘 된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치사업도 처음부터 잘 된 것은 아니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흑자로 전환된 것은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차에 접어든 지난해부터다. 온 직원이 똘똘 뭉쳐 판매와 홍보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공장의 직원을 충원하며 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선의로 시작한 것이 수익창출은 물론 지역민과의 공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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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도 이제 사업을 다양화해서 가야합니다.
한계에 부딪친다면 그 환경을 역이용해보세요.

실력이란 동기부여의 또 다른 이름

매주 화요일 아침에 열리는 주간회의에는 각 지점의 직원까지 모두 본점에 모인다. 주간회의에서는 각 지점과 MG정읍푸드 및 판매점의 실적을 공유한다. 성과 압박보다는 동기부여와 경쟁력 제고의 시간이다. “처음 취임했을 때 직원들과 약속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해고는 없을 것이라고요. 주간회의 때 서로의 노하우를 나눈 까닭인지 성과가 안 좋던 직원도 점점 나아지더라고요.”
직원뿐 아니라 회원들 간 유대관계도 좋다. 2012년 구성한 ‘정읍MG산악회’가 이를 증명한다. 한 번에 800여 명이 움직이는 큰 조직이다. 규모가 크다 보니 산악회 내에 각 팀장을 선발해서 꾸리고 있는데 이들은 마을금고의 홍보대사를 겸한다.
송경희 차장은 “산악회가 만들어진 후 회원 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실적 상승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산악회 모임 접수신청 기간엔 특히 상품 가입 건수도 증가한다는 것. 회원들이 산악회 정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금고에 나와 접수할 때 상품을 추천하는 기회로 삼기 때문이다. 그는 사례가 쌓이다보니 자신감이 생기고, 일의 재미를 느끼게 된다고 덧붙였다.

신뢰, 무엇이든 가능케 하는 만능 키

정읍새마을금고의 특별함은 정기이사회에서 정점을 찍는다. 2016년부터 6개의 분과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는 것.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둔 인사위원과 회원관리위원, 여·수신위원, 특별회계위원, 감사위원, 부실채권관리위원으로 나뉘는데 해당 분야에 안건이 상정되면 각 위원장이 풀어가는 방식으로 이사회가 진행된다.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과 효율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관리 감독을 이사장 단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이사회 임원에게 분배하는 분과위원회를 구성해서 운영합니다. 예를 들어 이사회에서 대출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여수신위원장이 해결 방안으로 연구해온 것을 발표하는 것이지요.”
이렇듯 김적우 이사장의 운영 방식은 직원들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한편 소속감과 자부심을 고조시켰다. 힘든 일도 마다않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원동력이 되었고, 손발이 착착 맞으니 이제는 무얼 해도 성공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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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서점에서 출발해 전국 1,400여 개의 서점을 운영하는 사업가가 된 마스다 무네아키는 저서 <지적자본론>에서 ‘실패만으로는 배울 수 없다, 성공을 해봐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어떤 일이든 95%는 실패하니까 모험을 할 바엔 성공 가능한 5%의 가능성에 걸어보라’고 주문했다. 어쩌면 정읍새마을금고도 이 5%의 가능성을 믿고 모험을 시작한 건지도.
“새마을금고에서 여·수신 업무는 기본입니다. 하지만 중·소형금고에서는 신용사업만으로 부진을 타개하기 쉽지 않아요. 새로운 사업을 도모하고 싶은데 환경에 따른 한계에 부딪친다면 그 환경을 역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새마을금고도 이제 사업을 다양화해서 가야한다고 말하는 김석주 전무. 그의 당부에는 성공을 체험한 이들에게서 보이는 자신감이 실려 있다. 2018년 중반이 지나는 시점, 정읍새마을금고의 실적그래프 막대기는 오른 방향으로 여전히 상승 중이다.

글. 배미용
사진. 이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