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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에서
스타벅스까지

컨테이너의
변신

과거 컨테이너 건물은 시골이나 공사현장에서 임시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컨테이너가 하나의 건축 양식으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저렴한 비용에 안정적인 구조를 지닌 컨테이너는 이동이 쉽고 공사 기간도 짧을 뿐만 아니라 철거 후 재활용이 가능해 친환경적이기까지 하다.

왜 컨테이너 건축인가?

컨테이너 건축물의 핵심 재료가 되는 컨테이너 박스. 최근에는 건축 자재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것의 원래 용도는 화물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이동시키는 것이다. 단순해 보이지만 컨테이너 시스템은 물류산업의 혁명이었다. 오늘날 우리가 전 세계의 상품들을 현지와 비슷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것도 컨테이너를 통해 물류비를 획기적으로 낮춘 덕분이다.
컨테이너의 구조를 살펴보면 왜 이것이 건축 자재로 사랑받는지 알 수 있다. 컨테이너 시스템은 서로 분리되어 있던 육상물류와 해상물류를 하나로 통합시킨 것이다. 화물을 규격화된 컨테이너 박스에 담아서 항구로 옮긴 뒤 크레인을 사용해 그대로 배에 선적하는 것. 이때 컨테이너 박스를 화물선 위에 빈틈없이 쌓으려면 모양과 크기를 표준화시켜야 한다. 또한 높이 쌓았을 때 다른 컨테이너 상자의 하중을 버틸 수 있도록 구조적으로도 튼튼해야 한다. 실제로 컨테이너는 인류가 만들어낸 공간체 중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재료다. 3톤의 무게로 약 300톤을 버틸 수 있게 설계되어 있으며 내구성도 높다.
적도와 극지방에서도 내부의 화물을 보호할 수 있으며, 바닷물과 해풍에 견딜 수 있도록 외부가 도색되어 있다. 이런 특성은 컨테이너를 매력적인 건축 자재로 만든다. 국제 기준의 컨테이너는 내구성을 이미 검증받았기 때문에 사람이 거주해도 안전에 문제가 없다. 표준화된 덕분에 자유롭게 이어붙이면서 확장이 가능하다. 어디에나 쉽고 빠르게 설치할 수 있고, 철거해도 80% 이상을 재활용할 수 있다. 젊고 쿨한 이미지는 덤이다.

세계 곳곳에서 조립되는 컨테이너 건축물

해외에서는 컨테이너 건축물이 이미 수년 전부터 인기를 모았다. 2011년 오픈한 영국 런던의 ‘박스파크’는 수십여 개의 컨테이너를 2층으로 쌓아 만든 쇼핑몰이다. 이곳은 유명 브랜드와 지역 디자이너의 공예품을 판매하는 관광 명소로서 조성 당시 건축디자인 분야에서 세계적인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는 2013년 문을 연 가족 테마파크 ‘컨테이너 파크’가 있다. 이곳은 수명이 다한 컨테이너를 재활용해 만든 복합 쇼핑센터로 개성 넘치는 소규모 상점과 레스토랑, 그리고 공연장 등이 입점해 있다. 컨테이너 건축물 중에는 스위스 프라이탁 본사 건물도 빼놓을 수 없다. 프라이탁은 트럭 방수포를 재활용하여 가방이나 소품 등을 생산하는 업사이클링 기업이다. 이러한 기업 특징을 반영하여 프라이탁 본사 건물은 컨테이너 박스로 지어졌다. 컨테이너 건축물에 대한 관심은 대기업들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워싱턴주 투퀼라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은 컨테이너 4개를 재활용한 이색적인 카페 공간이다.
자동차에서 주문하는 테이크아웃 매장의 특성을 반영했으며, 환경 친화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했다. 한편 컨테이너 박스는 빠르게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각종 이벤트와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된다.
일본의 의류업체 유니클로는 미국시장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뉴욕에 컨테이너 박스로 만든 팝업 스토어를 개설했다. ‘일본에서 방금 바다를 건너왔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뉴욕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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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핫 플레이스가 되다

우리나라에서 컨테이너 건축물이 첫 포문을 연 것은 2009년 오픈한 논현동의 쿤스할레로 최근 명품기업 샤넬이 팝업 스토어를 여는 등 기업들의 마케팅 장소로 환영받고 있다. 2015년 건대 상권에 자리잡은 커먼 그라운드는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쇼핑몰이다.
총 200개의 컨테이너 박스를 이어 붙여 만들었으며 패션 브랜드, 식음료 매장, 문화공간 등이 차지하고 있다. 건물 대부분은 청년창업가, 소상공인, 사회적기업 브랜드로 채워져 컨테이너 건축물이 지향하는 실험과 도전의 정신이 콘텐츠에도 적용된 셈이다.
2016년 도봉구에 들어선 창동61은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이 공연할 수 있는 국내 첫 컨테이너 전문공연장으로 전문가들에게 요리와 패션, 사진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도 열린다. 국내 컨테이너 건축의 개척자인 어반테이너 백지원 대표는 컨테이너 건축의 매력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컨테이너 건축은 스스로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그 안에 담긴 내용을 부각 시켜준다.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에 따라 컨테이너의 가장 적합한 배치와 인테리어가 결정된다.”
공간의 아름다움보다 공간에서의 경험이 더 중요해졌다. 레고 블록처럼 자유롭게 조립하면서 사용자의 경험을 디자인할 수 있는 컨테이너 건축은 더 많은 가능성을 쌓아나갈 것이 분명하다.

글. 이상우(문화평론가, 협성대 강사)
이미지. 커먼그라운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