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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킥보드,
출퇴근 풍경을
바꾸다

퍼스널 모빌리티의 귀환

기동성이 곧 경쟁력이다.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은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한 도심에서 자동차를 이용하려면 교통 정체와 비용 지출을 감내해야만 한다. 그래서 요즘에는 적은 비용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퍼스널 모빌리티가 도시인들의 출퇴근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자동차를 대신할 새로운 이동수단

영화 <백투더퓨처2>의 주인공은 땅 위에 뜨는 스케이드보드, ‘호버보드’를 타고 악당으로부터 도망친다. 이 작품에서 설정한 미래는 2015년. 우리는 지금 SF영화보다 먼 미래를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옛 SF영화에 등장했던 신기한 물건들도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는 세그웨이, 전동휠, 전동 킥보드, 전기 자전거 등 혼자서 타고 다니는 동력 이동 기구를 통칭하는 용어다. 전기를 이용해 움직이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라고도 부른다. 대도시가 증가하고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한편, 1인 가구 역시 급증하면서 기존의 자동차를 대체할 새로운 교통수단이 필요해졌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복잡한 대도시의 근거리 이동에 최적화되어 있다. 모터의 힘으로 빠르고 편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자전거보다 작고 가볍기 때문에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과 연계하기도 좋다. 무엇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무공해 교통수단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규모는 2016년 6만 대 수준에서 오는 2022년 20만 대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시장 규모로 따지면 지난 2015년 4,000여 억 원에서 2030년에는 약 69배인 22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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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모빌리티의 역사

퍼스널 모빌리티의 역사는 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시초는 2001년 개발된 세그웨이(Segway)라는 제품으로, 발명가 딘 케이먼(Dean L. Kamen)이 만든 휠체어 아이봇(ibot)에서 시작되었다. 딘 케이먼은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좁은 길에서 방향을 틀지 못해 고생하는 걸 보고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는 휠체어를 생각해냈고, 그 결과물이 바로 아이봇이었다. 그의 발명품은 두 개의 바퀴를 이용해 달릴 수 있었으며, 계단도 오르내릴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딘 케이먼은 아이봇에 사용된 균형장치를 개량해 현재의 세그웨이를 만들었으며, 이것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대명사가 되었다. 최근 국내시장에서는 전동 킥보드가 대세다. 배우기가 쉽고 외형적으로 사람들에게 보다 친숙하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작년에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린 전동 킥보드 거래액은 2013년에 비해 약 6배나 증가했다고 한다.

  • Smart
  • Mobility
퍼스널 모빌리티는
복잡한 대도시의 근거리 이동에
최적화되어 있다.

기술을 뒷받침할 제도가 필요하다

이처럼 퍼스널 모빌리티 사용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관련 법률과 제도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퍼스널 모빌리티는 현행법상 자유롭게 이용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바퀴가 두 개인 퍼스널 모빌리티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구분된다. 때문에 반드시 자동차 면허나 원동기 면허를 갖추어야 하며, 헬멧을 착용하고 차도에서만 운행해야 한다. 자전거 전용도로나 인도로 다니는 것은 불법이라는 얘기다. 올해 3월부터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모터로 페달을 보조하는 전기자전거의 경우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할 수 있지만 전동 킥보드처럼 모터로 움직이는 제품들은 해당되지 않는다.
이러한 제도적인 문제는 안전 문제로 직결된다. 퍼스널 모빌리티는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도로에서 자동차와 함께 달리면 매우 위험하다. 헬멧이나 보호구 등 운전자에 대한 안전규제도 없기 때문에 사고 시 부상이나 사망 확률도 높다. 이런 위험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인도를 이용하지만 이 또한 보행자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된다.
관련 법률 개정이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 퍼스널 모빌리티가 일시적으로 유행하는 장난감에 그칠 것인지,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확산될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글. 이상우(문화평론가, 협성대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