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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한맥문학> 시 부문 신인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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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歲月)
참으로 고얀 놈이로구나
반세기하고도
사반세기 가까이 살아온 노인이
목메게 불러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만 가는구나참으로 이상한 놈이로구나
눈보라 모진 광풍,
칠흑의 어둠 속에서도
멈춤 없이 앞만 보며
달려가는구나참으로 체력이
무시무시한 놈이로구나
잠시 멈추어 쉬기라도 하련만
아랑곳없이
잘도 달려가는구나이 괘씸한 놈
두 손 두 발 쇠사슬로
꽁꽁 붙들어 매고
두 눈
검은 천으로 가리고
바짓가랑이 걷어올려
회초리 내리치어
빠른 걸음
더디게 하여 볼까나 -
나의 모습
멋대가리 없이
허여멀쑥 쭈글탱이 노인
세상 만파 혼자 겪은 듯
모양새 없는 얼굴에
검은 점이 두루 박혀 있구나싸구려 포차에서
주류 섭렵했는지
불콰한 얼굴에
게슴츠레한 몰골남들 다 끊는
연초도 못 끊었는지
술 냄새, 연초 냄새
역하기 그지없구나그래도
호랑이 눈썹에
처리가 꼿꼿하니
이 세상 소풍 끝내기
아쉬운 듯하구나등에 불룩한 배낭 덩그러니
가는 세월
붙들어 매려
안간힘을 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