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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는 없고 情은 많은
웃음 만발 유쾌한 사람들

부산 감전새마을금고

보는 사람을 절로 웃게 하는 얼굴이 있다. 말 못할 고민도 말하게 만드는 마음이 있다. 한 번의 걸음을 잊지 못해 자꾸만 찾게 되는 믿음도 있다. 이 보다 더 특별한 것들이 부산 감전새마을금고에 있다.

그는 살 것이 없어도 매일 아침 새벽시장에 간다. 왜?

감전새마을금고에서 도보로 5분이면 닿을 거리에 새벽시장이 있다. 채소와 과일 도매를 전문으로 하는 특화된 시장이지만, 일반 재래시장에서처럼 육류와 생선도 살 수 있다. 매일 새벽 3시부터 12시까지 열리는 말 그대로의 새벽시장이다.
감전새마을금고가 개점한 지 올해로 40년 정도 되었다. 심인택 이사장은 부임한 지 올해로 4년째에 접어들었다. 그가 바로 매일 아침 새벽시장으로 향하는 ‘열정’의 주인공이다.
“3년 8개월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았습니다. 매일 아침 9시쯤 출근도장을 찍듯이 새벽시장으로 갔지요. 처음에는 저보고 보험쟁이 왔다하더라고요. 요즘은 저더러 거머리라고 합니다.”
그가 매일같이 시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잠재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매번 보험쟁이라는 소리를 듣다 보면 겸연쩍어 할 법도 하지만, 심인택 이사장은 이때를 어느 시간보다도 기꺼이, 달게 보냈다. 얼굴이 곧 출근 도장이요, 명함이었다. “저 봐라. 새마을금고 이사장 또 왔네.” 눈인사만 하던 상인들이 “함 줘보소”, “여 앉아보소.”,“설명 좀 들어보자.”라며 반색했다. 열흘 동안 같은 곳을 끈질기게 간 적도 있다. 거머리는 이때 붙은 말이려니 한다. 흙 묻은 손으로 떠주는 밥 한 숟가락도, 흙 묻은 자리를 권해도 마다하지 않았다. 팔기 위함이 아니라 말을 듣고, 마음을 사기 위함이었다.
심인택 이사장의 끈질긴 방문은 감전새마을금고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부임 당시 730억 원이던 자산이 4년 만에 1,171억 원 규모로 늘었다. 지난해 공제 100% 달성에 이어 올해 목표치도 이미 70%를 달성했다.

고객은 한 명, 들리는 목소리는 열이다. 어째서?

“어서 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감전새마을금고의 문이 열릴 때마다 경쾌하게 들려오는 소리다. 고객이 한 명이든 두 명이든 인사는 모두가 다같이 한다. 눈이나 입으로만 하는 인사가 아니다. 대부분은 일어서서 맞이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심인택 이사장이 거듭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저는 고객을 앉아서 기다리지 않습니다. 고객을 찾아 제가 가야지요. 그러니까 우리를 찾아 와주신 고객을 진심어린 인사로 반갑게 맞이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밝은 표정으로 활기차게 전하는 인사는 고객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덩달아 기분이 좋으니 다시 오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무엇보다 활기찬 객장 분위기를 만든다. 그래서 감전새마을금고에 들어서면 ‘다들 표정들이 살아있네~’라고 생각하게 된다. 실제로 많은 방문객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기도 하다. 행여 표정이 좋지 않거나 인사가 없으면 심인택 이사장이 출동한다.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묻는다. 감시가 아니라 관심이다. 직원의 컨디션이 곧 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니 아버지처럼 자식 같은 직원들을 챙길 수밖에 없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을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으니 그에게는 당연지사다.

심인택 이사장(좌측 하단 첫번째)과 부산 감전새마을금고 직원들

마주하는 모든 곳이 단합의 장이다. 어딘데?

보는 사람을 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밝은 표정은 분명 힘이 있다. 이야기를 듣고 싶게도 하고, 하고 싶게도 만든다. 고객과의 소통에 이보다 더 큰 경쟁력이 있을까. 그 힘의 발원은 다름 아닌 감전새마을금고의 가족 같은 분위기다. 지극히 식상한 이유 같지만, 별다르게 같이 하는 것 없이 가족 같이 지낸다는 건 그리 당연한 게 아니다. 금고 내 이벤트라고 해봐야 직원 생일파티 정도다. 심인택 이사장이 생일 케이크와 2차 회식비를 전담한다.
그리고 다른 새마을금고처럼 때가 되면 똑같이 가는 단합대회가 전부다. 이렇게나 단출한데 어디서 무엇을 하기에 몇 십 년씩 봐온 사람들 마냥 가족같이 정이 넘치고, 유쾌한 걸까. 황윤주 차장은 질문 속에 답이 있단다.
“10년, 20년 넘게 본 사람들이니 가족이지요. 이사장님도 정말 아버지 같으세요. 먹을 것도 잘 챙겨주시고, 직원 모두에게 벽이 없이 편하게 대해주시거든요. 물론, 화합이 잘되는 비결 중 하나로 회식도 빼놓을 수 없답니다.”
부대끼며 같이 지내온 시간이 결국 찰진 화합의 비결인 셈이다. 이는 감전새마을금고에서만 30년째 근무 중인 김재규 전무도 말한 바다.
“문 열고 들어오실 때부터 분위기가 좀 달랐지요? 팀워크가 좋으니까 분위기도 항상 밝습니다. 그러니까 해마다 공제목표 100%도 달성하고 당기순이익도 초과달성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40년 잘 왔으니, 100년 잘 가야지. 어떻게?

가족 같은 분위기 덕분에 소통에 걸림돌이 없이 걸어온 40년이다. 내부의 원활한 소통은 곧 고객에게 질 좋은 서비스로 돌아간다. 대출 상담을 할 때에도 ‘NO’는 없다.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YES’를 남발하는 것도 아니다.
대출 가능 여부를 떠나 고객의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을 때까지 설명하고 설득한다. 그래도 안 되면 심인택 이사장이 또 출동한다. 고객이 답을 얻고 돌아갈 때까지 ‘NO’는 없다. ‘자장면 데이’도 그랬다. 자장면 데이는 감전동의 중식협회가 추진했던 마을 행사다.
매달 둘째 주 화요일마다 열렸는데 협회 자금난으로 진행이 어려워져 감전새마을금고가 지원에 나섰다.
“자장면 데이는 동네서 가장 북적거리는 이벤트입니다. 많이 오실 때는 한 번에 400그릇씩 나가기도 하지요. 모든 주민이 오는 자리인데 그 기대를 어떻게 꺾겠습니까.”

부산 감전새마을금고 심인택 이사장
40년 참 잘해 왔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100년을 잘해 가야지요. 새마을금고의 이익은
곧 회원들에게 돌아가니, 자산을 잘 관리해서
조금이라도 더 돌려드리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부산 감전새마을금고가 들어설 당시 2만 5천 명이었던 인구는 젊은 층의 이탈로 6천 명으로 급감해 마을은 노령화되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단기간에 자산 규모를 1,171억 원까지 늘릴 수 있었던 건 오롯이 감전새마을금고 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심인택 이사장은 지금 새로운 청사진을 구상 중이다. 업무구역을 넓혀 또 다른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
“40년 참 잘해 왔습니다. 이제 앞으로의 100년을 잘해 가야지요. 새마을금고의 이익은 곧 회원들에게 돌아가니, 자산을 잘 관리해서 조금이라도 더 돌려드리는 게 우리 목표입니다.”
‘NO’가 없는 곳이니 그의 비전도 곧 실현되리라. 정이 많아 늘 웃음가득하고 유쾌한 사람들이니 어디에 있다 한들 감전새마을금고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서 오세요. 감전새마을금고입니다.”

글. 정혜영
사진. 선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