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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만큼
핫한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의 영웅이 되면서 베트남이 주목받고 있다. 기성세대들에게 베트남에 대해 물으면 대부분 ‘전쟁’을 연결 짓는다. 오래 전 파병에 대한 기억 탓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은 베트남을 듣는 순간 ‘여행’을 떠올린다.

| 이상우(문화평론가, 협성대 강사)

박항서 매직의 현장, 베트남

베트남에서 선정한 2018년 올해의 인물은 다름 아닌 축구대표팀 감독 ‘박항서’였다. 그는 환갑이 다된 나이에 베트남 국가대표팀 감독에 도전했고, 취임 이후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며 베트남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코치로 히딩크 감독과 함께 대한민국의 4강 신화를 만들었던 그가 이제 감독으로서 그 신화를 베트남에서 재현하고 있다.
‘박항서 매직’을 통해 최근 베트남이 뜨고 있지만, 사실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베트남은 이미 꽤 핫한 나라였다. 실제로 베트남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다. 국내 베트남 관광객은 2015년 100만 명을 돌파했고, 2017년에는 무려 240만 명을 기록했다. 한 여행 사이트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다낭 지역은 2017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 6위를 기록했다. 2016년 12위를 차지했던 것에서 무려 여섯 계단이나 상승한 것. 하노이와 호찌민도 각각 15위와 17위로 순위가 크게 올랐다.

베트남 관광산업의 발자취

베트남이 처음부터 관광대국은 아니었다. 베트남 전쟁을 거치면서 국토는 황폐해졌고, 1975년 통일 이후 베트남을 찾는 관광객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관광홍보가 시작되었고, 북부의 하노이, 중부의 호이안, 남부의 호찌민을 중심으로 관광산업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아시아 지역에 경제위기가 찾아오면서 베트남 관광산업은 일대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에 빠져 있을 때,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도 경제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상대적으로 위기에서 비껴서 있었고, 이것이 곧 기회가 되었다. 당시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추진되던 대형 리조트 계획이 대거 취소된 것이다. 기업들은 투자의 차선책으로 베트남에 주목했고, 이에 2000년부터 호텔과 리조트 개발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저가항공 열풍도 베트남 관광산업 부흥에 견인차 역할을 했다. 기존에는 몇몇 대도시 중심의 관광이 전부였으나 저가항공이 도입되면서 베트남 전 지역이 관광지가 되었다. 여기에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부 국가에 15일 무비자를 허용하는 등 베트남 정부의 정책적 지원까지 맞물리면서, 베트남은 연간관광객 1,000만 명을 넘는 관광대국으로 성장하였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요즘,
합리적인 비용으로 많은 추억을 안겨주는 베트남에서
놀라운 가성비의 ‘매직’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베트남 관광의 놀라운 매직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베트남이 사랑받는 것은 국내 여행만큼이나 가까운 ‘거리’ 때문이다. 요즘 가장 인기 있는 베트남 관광지인 다낭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4시간 40분. 이 정도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자동차로 이동하는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저가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경비도 크게 아낄 수 있다. 비행기에서 내리면 진짜 ‘가성비’ 관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최근 현지 물가도 꽤 올랐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렴한 수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베트남에서는 2박 3일 패키지 관광을 약 10만 원 정도면 즐길 수 있다. 대중교통 요금과 가이드 투어는 물론이고, 호텔 2박과 다섯 끼의 식사까지 포함된 가격이니 이 정도면 그야말로 ‘매직’이라고 외칠 만하다. 주변의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도로 등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인건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가격만이 전부는 아니다. 베트남은 가족과 함께하는 휴양지로도,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지로도 모두 매력적인 곳이다. 그만큼 나라 전체에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베트남은 바다를 끼고 S자 모양으로 뻗어 있는 독특한 지형이 특징이다. 그래서 하롱베이 같은 기묘한 지형, 아름다운 해변과 풍부한 모래사장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과거 외세의 침략과 항쟁의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독특한 문화유산이 공존한다. 또한 태국이나 싱가포르 같은 다른 인접 국가와 연계해서 관광하기도 쉽다. 정치가 안정되어 있고, 치안 수준이 높은 것도 큰 장점이다. 불황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요즘, 합리적인 비용으로 많은 추억을 안겨주는 베트남에서 놀라운 가성비의 ‘매직’을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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