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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새마을금고 김송달 이사장(좌측 왼쪽에서 7번째)과 직원들

울산 일산새마을금고

耀
빛나되
번쩍거리지  않는다

울산 일산새마을금고는 우리나라 조선업의 메카라 불리던 울산 동구에 자리한다. 빛나는 수식어가 과거형인 이유는 지역 경기가 침체기를 맞으며 대기업과 소상공인, 주민들이 ‘보릿고개’를 넘는 중이기 때문이다. 타의 귀감이란 들려줄 노하우가 많다는 것. 지역의 호시절과 불황을 모두 겪은 일산새마을금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 배미용 사진 | 송인혁

균형을 이룬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이성

일산새마을금고의 김송달 이사장은 울산 동구가 고향이다.
1973년 현대중공업이 들어서면서 논밭이었던 지역이 산업도시로 변하고 외지인들이 정착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무(無)에서 유(有)가 창조되는 걸 체득한 계기로 ‘하면 된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겼다. 조직의 수장이라면 한번쯤 품었을 법한 닳고 닳은 명제지만 김송달 이사장을 거치니 따끈따끈하다. 여기에 ‘과하지만 않으면’이란 단서가 붙기 때문이다.
그의 말과 행동엔 겸양과 배려가 배어 있다. 직원들이 목표치 도전을 ‘안 한다’고 할 수 있을 텐데 ‘부담스러워한다’는 표현을 썼고, 20년 가까이 지역 금융기관의 리더로 살아왔으면서 ‘어설픈 저’를 믿고 따라준 회원들이 고맙다고 했으며, 40년 새마을금고인으로서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는 질문에는 못해줘서 미안했던 회원과의 에피소드를 먼저 떠올렸다. 이러니 그가 말하는 ‘하면 된다’는 강요 보다는 응원에 가깝다고 확신할 수밖에.
“어떤 새마을금고 직원은 이사장님 집무실 문턱이 너무 높아 대화 한번 나눌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이사장님은…”
일산새마을금고 본점의 최희정 계장은 그동안 김송달 이사장이 챙겨 준 설날 떡국떡, 동절기 점퍼, 제철 굴, 따뜻한 말 한마디 등을 쉬지 않고 나열했다.
“어떤 목표를 정해놓고 달성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바로바로 해주세요. 이사장님이 저희를 생각해주시는 마음이 느껴지니까 더 힘이 나요.”
김송달 이사장이 따뜻한 가슴으로 직원들과 소통한다면 김중득 전무는 냉철한 이성으로 균형을 맞춘다. 그는 일산새마을금고가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은 직원들의 실력이 성장한 덕이라고 말했다. 일산새마을금고는 본점과 4개 지점의 직원들의 평균 근속 년수가 15년 이상이다. 이미 베테랑들이지만 그는 직원 실력의 평균치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교육을 통해서 말이다.

회원을 감동시키는 맵시 있는 상담

“2001년부터 공제 유치에 집중했습니다. 예금은 짧게는 1년씩 가입하지만 공제는 짧게는 20년, 길게는 종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 고객이 생기는 셈이죠. 처음에는 직원들과 공제사업활성화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이후에는 새마을금고 공제 상품의 특장점을 인지시켜 상담 능력을 키웠고요.”
김중득 전무는 직원들의 상담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적상품의 경우, 판매자보다 그 상품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의 정보가 더 풍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감성 마케팅의 궁극은 ‘맵시 있는 상담’입니다.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에요. ‘출자금’이나 ‘요구불예금’ 같은 똑같은 금융상품이라도 1분 얘기하면 할 말 없는 사람이 있고, 이것만 가지고도 회원을 감동시키는 사람이 있어요. 후자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죠.”
일산새마을금고에서는 2주에 한 번 상품 토론을 한다. 한 사람씩 번갈아가며 새마을금고에서 취급하는 상품을 발표하는 것.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상품을 요모조모 살펴봐야하니 자연스럽게 공부가 된다. 토론 시간에는 본인이 득한 바를 나눈다.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현지 사원은 “그런 것이 있어야 발전이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2016년에 입사해 올해 4년차에 접어든 그는 시장 안에 위치한 화정지점에 근무 중이다.
60~80대 어르신 회원들을 대하기 어려웠던 입사 초기와 달리 지금은 다소 여유롭다고.
“번호표 안 뽑고 급하다고 본인 먼저 해달라는 분이 많아요. 처음에는 ‘안 됩니다. 번호표 뽑고 오세요’라고 했죠. 지금은 ‘네, 어머니 조금만요, 먼저 오신 분 금방 끝내고 해드릴게요’라고 말씀드려요. 선배 직원분들에게 배운 대로 회원들을 가족처럼 대하고 있어요.”

울산 일산새마을금고 김송달 이사장
무(無)에서 유(有)가 창조되는 걸
체득한 계기로 ‘하면 된다’는 진리를 가슴에 새겼다.
조직의 수장이라면 한번쯤 품었을 법한
닳고 닳은 명제지만 김송달 이사장을 거치니 따끈따끈하다.
여기에 ‘과하지만 않으면’이란 단서가 붙기 때문이다.
회원이 주인인 금고

후배 직원들에게 보다 쉽게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이는 김현 남목지점장이다. 2001년 생명공제 1,000억 원 달성 이후, 2014년 6,000억 원 달성, 전국 랭킹 5위권이라는 쾌거를 이룬 바 있는 일산새마을금고는 공제 가입 회원 수가 많은 만큼 보상 내역도 많은 곳이다. 실적을 올린 것만으로 끝이 아니라 회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것.
“회원들이 저를 알았기에 공제도 가입하고 정말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말씀해주실 때마다 뿌듯하죠. 이런 사례를 모아 직원들에게 교육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김현 지점장의 꼼꼼한 업무처리에 감동을 받은 회원은 그의 막강한 팬이 되었고, 누구보다 든든한 키맨으로 활동 중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목돈이 나가게 되었을 때 본인 일처럼 여기고 처리해주는 새마을금고 직원이 얼마나 든든했을까.
김현 지점장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문득 김송달 이사장 집무실에 걸려있는 ‘회원이 주인인 금고’라고 쓰인 액자가 떠오른다.
“일산새마을금고가 자리한 데는 특수한 곳입니다. 대기업 하나만 보고 있던 지역이라 그곳이 어려워지면 인근 소상공인들도 힘들어지죠. 저희도 영향권에 있으니 직원들도 다방면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 모색 중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질적으로 성장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중득 전무는 질적 성장 동력의 중심, 호시절은 함께 누리고 불황을 함께 견딜 수 있는 힘은 바로 사람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 ‘사람’이 누구누구냐는 질문에 김송달 이사장은 이렇게 답할 것이다.
“회원 그리고 직원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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