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container

색(色),  계(季):
색으로  계절을  탐하다

충남 아산

봄처럼 만물의 색감이 빛나는 때가 또 있을까. 동공에 스미는 모든 풍경이 봄의 전성기를 말해주는 요즘이다. 평소엔 점잖다가도 봄이 오면 색(色)다른 매력이 펼쳐지는 곳. 노란색, 핑크색, 파란색 등 형형색색 도처에 봄이 한창인 충남 아산으로 떠난다.

| 홍유진(여행작가) 사진 | 황현정(여행작가)

  • 입구에 들어서면 넓직하고 햇살 가득 들어오는 자리가 넉넉한 카페가 있다.
  • 다양한 소품을 파는 샵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파스텔 블루의 작은 유럽, 지중해마을

새하얀 건물에 파란 색감의 지붕은 첫인상부터 이국적이다. 눈앞에 펼쳐진 지중해 그리스 섬과 프랑스 남부의 건축양식을 빌린 작은 유럽에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것처럼 마음이 달뜬다. 지중해마을은 총 64개동이 들어서 있다.
대표 인증샷 거리인 산토리니 구역 말고도 하얗고 굵은 기둥 건물이 인상적인 파르테논 구역도 볼만하다. 뷰티와 식음료 거리를 테마로 한 프로방스 구역은 건물 전체가 노란색 혹은 파란색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초콜릿 만들기, 도자기 빚기 등의 예술체험 공간부터 와인레스토랑, 호두파이집, 각종 소품가게까지 골목 구석구석 개성이 가득한 공간들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자 카페에 들러 차 한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지중해마을을 닮은 공간에서 다가올 여름휴가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겠다. 여행의 설렘까지 덤으로 가져가는 시간이 될 것이다.

SNS에서 핫한 포토존인 보라빛 스트렙토칼펠라 터널.
봄이 가득 피었습니다, 세계꽃식물원

아산의 봄은 세계꽃식물원에서 방점을 찍는다. 3,000여종이 넘는 꽃이 온실을 가득 메운 공간이지만 그 중에서 도 5월이면 온실 외부까지 꽃이 만발해 더욱 아름다운 꽃마당을 만든다. 향긋한 꽃내음을 맡으며 대형 온실에 들어서면 트로피칼 레드의 베고니아 꽃터널이 먼저 봄인사를 건넨다. 열대 정원, 연못 정원, 미로 정원, 에코 정원으로 이어진 다양한 테마정원은 풍요로운 이 계절을 탐닉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보라색 스트렙토칼 펠라 꽃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은 SNS의 인증샷 포인트로 인기 만점. 인증샷을 남기고 싶다면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해가는 게 현명하다.
출구로 향하는 길에는 다양한 식물과 원예용품을 만날 수 있으며, 각기 다른 모양과 디자인의 화분들도 볼거리다.
입장권에 있는 식물 교환권을 챙겨두었다가 집에 가는 길에 작은 다육식물을 받아가는 것도 잊지 말자.

  • 한눈에 내려다 보는 지중해마을 전경.
  •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톨릭교회로 손꼽히는 공세리성당.
설화산 자락의 외암민속마을로 가는 돌다리. 약 500년전부터 형성된 예안 이씨 집성촌으로 소나무숲과 어우러져 있고,
수려한 능선의 설화산이 병풍처럼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다.
딱히 정해진 목적지 없이 집마다 흐르는 자연미 넘치는 돌담길을 따라 걷는다.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현충사 본전은 경건한 정적이 감돈다.
감성 아날로그 색감을 만나는, 외암민속마을

배우 손예진의 대표작으로 뽑히는 영화 클래식은 1960~70년대와 현재라는 30여년의 시간차를 넘나들며 아날로그 감성 가득한 사랑의 마법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 손예진과 조승우가 편지를 나누며 사랑을 키운 곳이 바로 중요 민속문화재 제236호로 지정된 충남 아산에 위치한 외암민속마을. 나긋나긋한 봄바람을 맞으며 섶다리를 지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즈넉한 정취의 한옥마을이 보인다. 약 500년전부터 형성된 예안 이씨 집성촌으로 소나무숲과 어우러져 있고, 수려한 능선의 설화산이 병풍처럼 포근하게 마을을 감싸고 있다. 딱히 정해진 목적지 없이 집마다 흐르는 자연미 넘치는 돌담길을 따라 걷는다. 투호나 줄타기 등의 민속놀이를 즐기며 깔깔 웃음보를 터트리는 사람들이 정겹다. 자연과 벗삼은 이곳에서 떡메치기, 공예품 만들기, 천연 염색 등 다양한 체험까지 하고 가면 일석이조가 아닐까.

감각적으로 만나는 붉은 노을, 카페 페이드인

카페 페이드인은 이름 그대로다. 깜깜한 영상에서 다음 이미지가 점차 선명하게 나타나는 장면전환 효과를 뜻하는 페이드인이라는 이름과 꼭 닮은 이색적인 구조가 매력적이다. 해질녘, 연못처럼 물을 채워 넣은 포토존에 서면 타오르듯 붉은 노을이 하늘을 서서히 물들인다. 루프탑에 오르면 아기자기한 시골 풍경과 웅장한 산, 고층빌딩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통유리에 맞닿아 있는 좌석에 앉아 느긋하게 여행을 마무리해보자.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는 명언을 남겼다. 언제나 그렇듯 봄은 왔는가 싶다가 찰나에 증발하듯 사라져버린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봄과 초여름의 이 계절을 만끽하고 싶다면 조금쯤 부지런을 떨어도 좋겠다.

어두운 톤의 본관과 노키즈존으로 운영되는 별관의 모습.
TIP
함께 둘러보면 좋은 아산 여행길
  • 이순신 장군을 만나러, 현충사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라는 명언을 남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애민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사당이다.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본전과 임진왜란에 관한 각종 유물이 전시된 충무공 이순신 기념관 등이 있다.

  • 한국의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
    곡교천 은행나무길

    청명한 하늘 아래 350여그루의 은행나무가 일제히 황금빛으로 물들면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그림 같은 풍경을 찾아오는 나들이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은행나무 길뿐 아니라 곡교천변에 조성된 코스모스 꽃밭도 함께 구경하면서 걸어가면 좋다.

  • 인기 영화, 드라마 촬영지 공세리성당

    ‘태극기 휘날리며’, ‘모래시계’ 등 70여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한 장소인 공세리성당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톨릭교회로 손꼽히는 곳이다. 입구에 있는 오랜 수령의 느티나무와 산책로, 고풍스러운 고딕 양식의 성당의 모습은 종교와 상관없이 차분한 마음의 안식을 준다.

서비스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