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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고창새마을금고 김준식 이사장(첫째줄 좌측에서 첫번째)과 직원들

전북 고창새마을금고

회원에  기대지  않고,
회원의  기대에  부응할 것

어불성설(語不成說)처럼 보일 수도 있다. 새마을금고의 뿌리가 곧 회원으로부터 시작되니 회원에게 기대지 않는다는 말이 그리 보일 수는 있다. 허나 여기서 회원에게 기대지 않는다는 말은 하나를 해주고 열을 기대하지는 말자는 뜻이다. 하나를 바라면 열, 아니 그 이상으로 돌려주자는 의미다. 적어도 이곳 고창새마을금고에서는 그렇다.

| 정혜영 사진 | 선규민

끝날 때까지 끝난 건 아니다

돌이켜보면 이런 저런 우여곡절이 많은 시간들이었다. 2008년에 취임해 올해 이사장으로만 12년째. 1999년 12월말 합병할 당시 이사부터 시작했으니 거슬러 올라가면 20년이란 시간이다. 취임 당시 32억5천만원이던 누적손실금을 전액 보전하고 6년 만에 금고 정상화를 이뤄 회원들에게 배당금을 돌려주기까지 매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직원들 간 단합을 이끌고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고취시키며 대출활성화 및 채권관리, 공제사업을 적극 추진하며 800억원까지 자산신장을 이루고, 공제유효계약고 1,500억원을 달성했다. 3번의 연임, 10개월 남짓한 마지막 임기를 앞두고 고창새마을금고 김준식 이사장은 차분히 지난 시간들에 대한 소회를 풀어냈다. 후회와 불만으로 가득찬 넋두리가 전혀 아니다. 회원들을 위해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기백이 넘치는 외침이다. 옹골지게 속이 꽉 찬 다짐이다. 아쉬움은 단 하나뿐이다.
“본점이 하천변 구석, 매우 열악한 입지에 자리한 적이 있습니다. 눈씻고 봐도 찾기 힘들 만큼 회원들의 접근성도 나빴었죠. 금고 발전을 위해 건물매각을 결정하고 지금의 건물로 이전해왔습니다. 자산신장은 금세 이뤘지만, 우리 건물이 아니다 보니 늘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회원들을 위해서라도 교통인프라가 더 좋은 곳에 건물을 올리고, 올해 안에 자산 1,000억원을 달성하는 게 제게 남은 마지막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요청하기 전에 회원의 입장에서 필요로 하고 원하는 바를 먼저 제시할 수 있는 고창새마을금고가 되자는 것. 이는 리더 한사람의 선구안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직원과 조직이 한방향으로 나아갈 때라야 가능하다. 상호신뢰와 존중은 필수다. 그리고 각자가 제 역할을 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건 능동적으로 스스로 하는 것이라 김준식 이사장은 강조한다.
“우스갯소리처럼 직원들한테 말합니다. 나는 기간이 정해진 시한부 이사장이다. 거쳐가는 자리일 뿐이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는 평생직장이다. 이사장은 울타리일 뿐이니 무엇이든 각자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요.”

정도경영에 꼼수란 있을 수 없다

스포츠도 그러하다. 승부는 정정당당하게, 요령을 피우는 순간 승패는 갈린다. 변수는 있을 수 있어도 꼼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새마을금고의 정도경영에 부연설명은 필요치 않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에. 스스로를 ‘체육인’이라 말하는 어수영 전무는 채권관리팀장으로 일할 당시 뼈아픈 경험을 통해 ‘정도경영’을 가슴에 새겼노라 말했다.
“몇십년이나 더 된 옛일이지만, 직위를 이용해 퍼주기식으로 대출을 해주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대출조건이 안된다고 말했더니 되레 저를 협박하더라고요. 그래도 물러설 수 없지 않습니까. 금융기관에 몸담고 있는 사람인데. 끝까지 가보자라는 심정으로 결국 사직서를 받아냈죠. 직원들 교육 때도 늘 강조합니다. 남의 돈 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한번의 잘못된 판단과 선택이 평생의 기회를 날리고 회원의 신뢰마저 잃게 만드는 지름길이라고요.”
정도경영뿐만이 아니다. 어수영 전무의 뚝심은 그의 활동들만 쫓아도 짐작할 수 있다. 고창군 자율방범연합회장이자 체육회장으로 24세부터 54세까지 각 체육대회에서 씨름, 배구, 축구, 육상선수로 출전해왔다. 이날은 고창에서 열리는 ‘제56회 전라북도체육대회’ 성화봉송 대표주자로 일찌감치 500미터를 뛰고 돌아온 차였다.
마을이장, 학생대표, 부녀회대표, 기업대표 등 7명의 성화봉송단에 고창군 대표로 고창새마을금고 어수영 전무가 참석한 것이다. 지역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체육인(체육하는 금고인이 맞을 듯하다)’이다보니 응원단 곳곳에서 알아보는 이들도 꽤 많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
지역민과 고락(苦樂)을 함께하다

금고직원의 건강한 발자취가 그대로 새마을금고의 건강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건 자명한 일이다. 지역사회단체 및 봉사활동에 적극 발벗고 나서는 어수영 전무 비단 개인만이 아니다. 고창새마을금고는 지역에 뿌리내린 이래 지역민과 함께 성장하고 고락(苦樂)을 같이 해왔다. 매년 ‘고창새마을금고이사장배 배구대회’를 개최해 젊은층을 대상으로 금고를 알려왔고, 직원들은 매달 2만원씩 모아 연말마다 경로당과 지역복지시설에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하고 있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회원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도 진행한다.
특히 매달 셋째주 토요일마다 진행하는 고창새마을금고 산악회는 회원은 물론 지역민 사이에서도 호응이 매우 큰 편이다. 김준식 이사장이 취임 후, 금고가 정상화에 접어들 무렵 만들어 올해로 8년째에 접어들었다. 고창군 내에 여러 산악회가 있지만 다녀온 회원들의 입소문을 타고 지역민들의 관심까지 더해져 매년 1월 산악회 신규회원 모집 때는 모집인원 120명을 훌쩍 넘은 신청자들이 몰려 조기마감이 될 정도라고 한다.
김준식 이사장은 물론 고창새마을금고 모두의 염원인 자체회관이 마련되면, 회원들의 건강과 여가를 책임질 골프연습장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올가을에는 T&T 목표달성을 기념해 회원들을 모시고 제주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새마을금고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그렇듯, 고창새마을금고 직원들은 잘 알고 있다. 금고의 성장 중심에는 회원이 있고, 그 성과와 몫이 닿을 곳은 회원이라는 것을. 주인 없는 머슴이 없는 것처럼 회원이 곧 주인이요, 우리는 머슴이라는 것을. 하여 회원에게 기대 절로 성장하기를 바라기보다 회원이 바라는 하나를 열, 아니 그 이상으로 돌려주기 위해 오늘도 달리고 있다.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은 뛰어야 한다’는 고창새마을금고의 경영방침처럼.

고창새마을금고 김준식 이사장
우스갯소리처럼 직원들한테
말합니다. 나는 기간이 정해진
시한부 이사장이다. 거쳐가는 자리일 뿐이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는 평생직장이다.
이사장은 울타리일 뿐이니 무엇이든
각자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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