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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서  하나 둘,  하나 둘
넷이서  힘차게  카약  패들링

부산시 구서2동새마을금고 김지영 대리 가족

부산에서 왔으니 남해가 생소할리 없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바다다. 헌데 아빠, 엄마는 물론이고 아들 두녀석까지 바다로 거침없이 뛰어든다. 신이 나서 패들(노)을 젓는다. 옷이 흠뻑 젖고, 바닷물에 세수를 해도 그저 깔깔깔. 왜 이리 신이 났을까.

| 정혜영 사진 | 선규민

익숙한 가족의 낯선 바다체험

바다는 익숙해도 가족 모두가 함께 오는 바다는 굉장히 오랜만이다. 신이날 수밖에 없다. 아빠는 소방공무원이라 주야간 근무를 병행하다 보니 가족들과 함께 보내는 주말이 귀하다. 3주에 한번꼴로 가족과 쉴 수 있지만 그마저도 네사람의 일정이 모두 맞아야 가능하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이라고 한가한 것도 아니다. 주4일은 영어, 주3일은 수영과 수학, 주1일은 학습지. 4학년인 첫째 정우의 스케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구서2동새마을금고 김지영 대리 가족이 남해여행을 신청한 이유이다.
“소방관인 남편한테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평일근무를 하는 저를 배려해 주중에 쉬는 날이 있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가거나 집에서라도 꼭 놀아주거든요. 특히 이번 주말은 3주에 한번 딱 쉬는 날이라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요.”
김지영 대리 가족의 특별한 날을 위해 남해는 마침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침부터 요란하던 바람은 가족들의 도착과 함께 잔잔해지고, 물때는 카약을 타기 딱 좋을 정도의 파도를 만들었다. 초여름답게 내리쬐는 햇빛은 꽤나 기세등등했지만, 물만난 가족들 앞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모처럼 넷이서 노는 날이라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신이 났으니 말이다.

부모는 오늘 잠시 아이가 된다

녹색농촌 체험마을인 남해 두모마을은 봄이면 유채꽃이 지천을 노랗게 물들이고 마을앞에는 바다가 펼쳐져 카약체험, 갯벌체험, 바다낚시체험 등 농어촌체험이 두루 가능하다. 카약을 타기 전 간단한 안전교육이 이어졌다. 패들링 하는 법, 방향 바꾸는 법, 유의사항 등을 듣는다. 물놀이를 워낙 좋아한다는 아이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제 키를 훌쩍 넘긴 패들을 장난감 검 마냥 이리저리 휘둘러본다.
교육보다는 얼른 카약을 타고 바다로 뛰어들고 싶은 눈치다. 교육이 끝나고 2인용 카약 탑승을 위한 파트너 선정 시간. “누구랑 탈래?”라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아빠!”하고 외치며 정우와 둘째 재우까지 아빠를 와락 끌어안는다. 힘센 소방관 아빠를 독차지하려는 아들들 모습에 김지영 대리가 개구진 볼멘소리를 던진다.
“너네~ 엄마 너무 섭섭하다. 힘센 사람이 엄마 도와줘야지~ 아빠는 힘이 세잖아~”
내심 두아들의 선택을 받아 기분은 좋지만 아내 김지영 대리의 질투어린 애교에 ‘인기쟁이 아빠’ 김덕화 씨도 그제야 거든다. “그래, 정우가 형이고 힘이 더 세니깐 재우가 아빠랑 타고, 정우가 엄마랑 타면 되겠네.”
아빠의 중재로 금세 파트너는 정해지고, 드디어 엄마와 형 카약이 먼저 출발한다. 익숙하게 패들링하는 정우와 달리 김지영 대리는 카약에 오를 때부터 겁이 나는 모양이다. “잠깐만~ 정우야 천천히, 천천히” 소란스러운 틈을 타 아빠와 동생카약도 뒤를 따른다. 안전상 연안 근처 얕은 바다에서 타는 카약이지만 두팀의 속도경쟁은 올림픽 저리 가라다. “하나~ 둘! 하나~ 둘!” 패들링에 맞춘 소방관 아빠의 구령소리는 우렁차고, “야! 김정우~ 엄마한테 물 다 튀잖아~ 살살해~” 엄마의 외침도 우렁차다.

소방관인 남편한테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어요.
평일근무를 하는 저를 배려해 주중에
쉬는 날이 있으면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을 가거나
집에서라도 꼭 놀아주거든요.
아이는 오늘도 한뼘 더 자란다

몇바퀴를 돌고도 쌩쌩한 남자 셋과 달리 김지영 대리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정우가 패들링을 할 때마다 물이 튀어 옷은 젖고, 카약 방향 전환이 쉽지 않은 정우와 호흡을 맞추며 애를쓰다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것. 결국 엄마팀 카약은 건너편 모래사장에 멈춰섰다. 그 모습을 멀리서 보고는 15년차 소방관 아빠와 재우가 출동한다.
“엄마~ 내가 구하러 갈게! 형~ 아빠랑 내가 구해줄게~”
우여곡절 끝에 다시 뭉친 네사람. 이때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형제가 동시에 외친다. “나 혼자 타볼래!” 다부진 목소리에 아빠와 엄마는 힘을 실어주기로 한다. 아빠는 정우의 카약을, 엄마는 재우의 카약을 끌고 모래사장에서 바다로 카약을 밀어준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 좀처럼 나아가기가 쉽지 않다. 제자리에서 돌고, 다시 돌아오기를 몇번 반복하더니 기어코 힘을 내 앞으로 나아간다. 부모에게는 그저 아이들이 대견하고 또한 놀라운 순간이다.
“아직 쪼매난데. 재우랑 정우랑 둘 다 어디서 저렇게 힘이 나지?”
“혼자 저렇게 타고 있는 거 보니깐 진짜 앤데… 와, 결국 가네.”
힘에 부칠 법도 한데 꾸역꾸역 앞으로 파도를 이기며 나아가는 아이들 모습에 두사람은 한동안 바라만 본다. ‘아이들은 오늘 이렇게 또 크는구나’하며.

가족의 행복한 모습에 가장 기뻐하는
김지영 대리지만 그녀 자신에게도 이번 여행은
남다른 추억이다. 카약을 탈 때처럼
넷이서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뭘 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에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파도를 덮고 숲에서 잠드는 밤

카약체험이 끝나고 가족은 펜션으로 향했다. 남해가 한눈에 다 들어오는 복층 펜션. 2층을 발견하자마자 정우와 재우가 뛰어올라간다. “엄마 아빠, 여기 짱 좋아요~ 우와~” 기뻐하는 아이들 모습에 두사람도 그제야 창밖으로 펼쳐진 바다로 눈을 돌린다. 얼마전까지 신나게 카약을 타고 놀던 그 바다다.
“우리 가족 오늘 힐링 제대로 하네요. 소방관이라 어쩔 수 없긴 하지만, 하수구에 반지 빠졌다는 신고 받고 남편이 출동하고 그럴 때마다 속상하긴 했거든요. 모처럼 편하게 쉬다 갈 수 있어 다행이에요. 무엇보다 내일은 또 정우 생일이니깐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 것 같아 좋고요.”
가족의 행복한 모습에 가장 기뻐하는 김지영 대리지만 그녀 자신에게도 이번 여행은 남다른 추억이다. 카약을 탈 때처럼 넷이서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뭘 해본 적이 거의 없었기에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부는 서로 ‘지금도 잘하고 있으니 건강하기만 하자’라고 다짐하고, 아빠와 엄마는 아이들이 ‘지금처럼 항상 밝고 강인한 마음을 갖기’를 바란다. 두 아들은 ‘낳아주신 부모님께 감사하고, 지금보다 더 용돈을 올려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남해의 빛나는 파도를 덮고 숲에서 잠드는 밤. 누군가 행복한 이들의 간절한 소망을 들어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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