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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면 광진리 휴휴암의 깨끗하고 아담한 해변

산은  산답고
바다는  바다답다

강원도 양양

양양은 산과 바다가 두루 좋다. 산은 높고 골짜기는 깊다. 백두대간 산자락이 끝나는 곳에는 어김없이 탁 트인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바다는 상쾌하고 물빛은 투명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만족스러워할 만한 여행지이다. 2017년 6월말에 서울양양고속도로의 전구간이 개통된 뒤로 양양 가는 길이 훨씬 짧고 편리해졌다.

글·사진 | 양영훈(여행작가)

국가 명승으로 지정된 구룡령 옛길의 울창한 숲
벌써 여름,
양양의 해변을 품고 서퍼들이 날아 오른다

동해안은 단순하다. 시야가 탁 트인 바다는 바라보기만 해도 상쾌하다. 그러나 요즘의 동해안, 특히 양양 바다를 눈으로만 즐기기엔 너무 아쉽다. 사시사철 언제나 오감을 만족시키는 ‘서핑비치’가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4~5년 전부터 양양군 현남면 일대의 동해안에는 수도권 지역의 서퍼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죽도해변, 동산해변, 인구해변 등의 서핑비치에는 파도 타는 서퍼들이 흔하다. 주중과 주말, 남녀와 노소, 여름과 겨울을 가리지 않는다. 여름철에는 수십 수백명의 서퍼들이 형형색색의 서핑보드에 올라서서 한꺼번에 파도를 타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한다.
죽도해변과 인구해변 사이에 툭 불거진 죽도 정상(해발 56m)에는 높이 19.73m의 4층 전망대가 우뚝하다. 이 전망대의 꼭대기 층은 서퍼들로 북적거리는 죽도해변과 인구해변이 한눈에 들어올 만큼 전망이 좋다. 게다가 그윽한 솔향기와 시원한 바닷바람이 온몸을 휘감으며 머릿속까지 맑게 해준다.

양양군 서면 오색리의 주전골. 기암괴석과 계곡의 조화가 그림 같다.
  • 하조대의 천년송 너머로 뜨겁게 솟아오른 아침 태양.
  • 양양 낙산사의 원통보전과 칠층석탑
바쁜 그대,
온갖 번민을 바다에 내던지고 쉬고 또 쉬어가라

죽도해변 남쪽의 현남면 광진리 바닷가에 위치한 휴휴암은 절집 자체보다도 주변 풍광이 더 인상적이다. ‘온갖 번민을 바다에 내던지고 쉬고 또 쉬어가라’는 뜻의 이름이 딱 들어맞는 곳이다. 거북 모양의 바위, 누워있는 관세음보살처럼 생긴 바위도 눈길을 끈다. 너른 갯바위 주변의 얕은 바다에는 황어가 떼로 몰려들어 먹이를 기다리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죽도해변 입구에서 7번 국도를 타고 자동차로 10여분쯤 달리면 하조대 입구에 다다른다. 국가 명승 제68호인 하조대는 양양의 대표적인 해안절경이자 관광명소이다. 조선 개국공신인 하륜과 조준이 한때 은거한 뒤부터 ‘하조대’라 불리게 됐다. 노송 울창한 기암절벽 위에 올라앉은 6각형 정자는 조선 정종때에 처음 건립됐다고 한다.
하지만 정자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바위 꼭대기에 뿌리를 내린 노송 한그루다. ‘백년송’이라 불리는 이 노송은 고고하고도 준수한 자태가 일품이다. 백년송 너머의 아득한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일출 광경은 더없이 장엄하고 화려하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붉은 태양만큼이나 뜨거운 의지와 삶의 희망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치솟아 오르는 듯하다.

양양 낙산사 앞바다를 굽어보는 해수관음상
번잡한 세상사,
백두대간 앞에 서면 시름도 고개를 숙인다

산수 좋은 양양 땅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붙잡는 명소가 수두룩하다. 제대로 보고 느끼고 즐기려면 2박 3일 일정도 빠듯할 지경이다. 하지만 일정이 아무리 급해도 관동팔경 중 하나인 낙산사(사적 제495호)를 지나칠 수는 없다. 남해 금산의 보리암, 강화 석모도의 보문사와 함께 3대 관음도량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이다. 우리나라의 바다와 맞닿은 절집들 중에는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 하지만 2005년의 초대형 산불로 인해 옛 건물들이 대부분 불타버렸다. 다행히도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을 친견했다는 관음성지인 홍련암, 해돋이를 감상하기에 좋은 의상대, 수정염주와 여의주가 봉안됐다는 칠층석탑(보물 제499호)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남은 덕택에 고찰다운 풍모를 엿볼 수 있다.
백두대간의 굵은 산줄기가 지나는 양양에는 힐링하기에 좋은 계곡과 휴양림, 체험마을도 많다. 특히 양양군에서 가장 산세가 험하고 골짜기가 깊은 서면 일대에는 떡 맛 좋기로 소문난 송천떡마을(서면 송천리), 우리나라 체험마을 중 다섯손가락에 들 만큼 풍광 좋고 체험거리가 풍부한 해담마을(서면 서림리), 대표적인 국립 자연휴양림 중 하나인 미천골자연휴양림, 삼층석탑과 석등을 비롯해 총 4점의 보물이 남아있는 선림원지, 국가 명승 제29호의 명품 길인 구룡령 옛길, 기암괴석과 계곡의 조화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주전골 등이 즐비하다. 번잡한 세상사는 잠시 접어둔 채 삼복염천(三伏炎天)의 무더위를 식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양양군 현남면 죽도해변 앞의 얕은 바다에서 서핑 강습을 받는 사람들
TIP
  • 숙박

    양양 바닷가에는 대명쏠비치리조트양양, 낙산비치호텔, 골든베이, 죽도오토캠핑장 등의 다양한 숙박업소가 산재해 있다.
    울창한 숲에 자리잡은 국립미천골자연휴양림, 송이밸리자연휴양림, 해담마을도 추천할 만하다.

  • 맛집

    입암메밀타운(막국수), 수산항물회(물회), 다래횟집(생선회), 단양면옥(냉면), 송이골(송이돌솥밥), 옛뜰(섭국), 송이버섯마을(송이요리), 서프독(핫도그), 나뽕남(크림짬뽕), 파머스키친(수제버거) 등 남녀노소 입맛 따라 고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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