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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편한 사람
VS
혼자가  힘든 사람

혼자가 편한 사람을 흔히 내향적이라 하고, 혼자가 힘든 사람을 외향적이라고 말할 때가 있다. 외향적인 사람은 사람들을 만나 스트레스를 풀고, 내향적인 사람은 혼자 있으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편의상 나눈 이야기일 뿐. 이 개념을 처음 제시한 칼 융 역시 두가지 중 어느 하나의 성향만 가진 사람은 없고 비율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 | 문요한(정신과 의사)
내향과 외향

내향적인 것과 외향적인 것. 그 기준은 간단하다. 외향적인 기질은 사람들과 어울릴 때 에너지가 생기고 내향적인 기질은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생긴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반응하는 방식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향과 외향 두가지 중 어느 하나의 성향만 가진 사람은 없다. 우리는 두가지 면을 모두 가지고 있으며 나이와 환경에 따라 그 비율 또한 계속 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는 너무 한쪽으로 쏠린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을 기피하고 혼자 있으려 하거나, 반대로 혼자 있지 못하고 늘 누군가와 함께 있으려고만 하는 사람들이다. 이는 기질적 특성 위에 반복적인 애착손상이 가해졌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애착손상은 ‘억제형(inhibited type)’과 ‘탈억제형(disinhibited type)’으로 인간관계를 왜곡시킨다. 억제형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두려워하고 지나치게 경계를 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누군가 가까워지면 자신의 영역이 침범당하는 것 같아 자꾸 거리를 두고 경계를 세운다. 그에 비해 탈억제형은 애착손상으로 인해 오히려 마땅히 있어야 할 경계조차 사라져버린 이들이다. 이들은 경계가 없기에 자기세계 또한 없으며 사람들과 늘 함께 하려고 한다. 별로 친하지도 않는데 다가가 비밀을 털어놓고 애교를 부리고 사생활에 관여를 하는 등 부적절한 친밀함을 보이기 쉽다. 두 유형 모두 인간관계에서 거리조절을 못하는 것이다.

혼자 있을 때 행복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그것은 기본적으로 일의 시간이 아니라 여가의 시간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의 시간도 아니고
단순한 소비의 시간도 아니다. 보상과 결과에 상관없이
활동 자체만으로도 기쁠 수 있는 능동적인 여가활동이 필요하다.
고독과 고립

결국 중요한 것은 자아와 관계의 균형이다. 그러나 사회가 급격하게 개인화 되어가면서 갈수록 ‘혼자 있는 능력’이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미 1인 가구의 숫자는 30%를 넘어서고 있고, 65세 이상 노인들 중에 혼자 사는 사람은 19%를 넘어선 것을 보면 우리는 원하지 않더라도 인생에서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시간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혼자 사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당연한 세상이 되었고, 실제 혼자 사는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사람들에 비해 운동을 더 자주 하고, 미술·음악 강좌를 자주 듣고, 다양한 친교활동을 보내고, 심지어 봉사활동에도 더 적극적이라는 통계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심신의 건강이 나쁘고 자살률이나 사망률이 높다는 보고 또한 여전히 많다. 왜 그럴까? 우리는 이를 이해하기 위해 ‘고독(solitude)’과 ‘고립(isolation)’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고독은 관계에서 물러나 자신과 시간을 보내는 능동적인 홀로 있음인 반면에 고립은 사람과 단절되어 누군가를 갈구하고 있거나 그마저도 체념한 상태를 말한다. 즉, 혼자인 상태는 같지만 어떤 이들은 ‘자기창조’와 ‘사회적 교류’의 시간을 많이 보내지만 어떤 이들은 ‘내적공허’와 ‘사회적 고립’의 시간으로 보내고 있는 것이다.

혼자 행복할 수 있는 능력

그러므로 중요한 것은 단지 혼자 버티는 능력이 아니라 혼자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냥 인간관계 뿐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는 안일한 편안함이 아니라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스스로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인간관계 심리학자들은 마치 관계의 행복이 인간의 모든 행복처럼 과장되게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절반의 진실일 뿐이다. 오히려 관계 안에서만 행복하려고 하면 관계는 상처로 얼룩지고 만다. 늘 변치 않는 사랑처럼 상대에게 바라는 게 많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행복한 사람들은 혼자 있을 때 행복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혼자 있을 때 행복하려면 무엇이 중요할까? 그것은 기본적으로 일의 시간이 아니라 여가의 시간이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의 시간도 아니고 단순한 소비의 시간도 아니다. 보상과 결과에 상관없이 활동 자체만으로도 기쁠 수 있는 능동적인 여가활동이 필요하다. 이는 ‘내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여가’라는 뜻의 라틴어 ‘오티움(Otium)’을 말한다. 이 오티움은 사람마다 제각각이다. 혼자가 힘든 사람이든 혼자가 편한 사람이든 삶의 행복을 위해서는 오티움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오티움을 만나면 관계의 행복까지 더해진다.
억지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오티움이 같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관계의 친밀함까지 덤으로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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