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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조은새마을금고 김현수 이사장(좌측 첫번째줄)과 직원들

대구시 더조은새마을금고

비전이있는곳에직원이있다

개점한 지 얼마 안된 오전 시간, 나이 지긋한 회원이 5만원권 몇 장을 끼운 통장을 들고 더조은새마을금고 안으로 들어온다. 직원을 보자마자 하는 말, “정말 대접 잘 받았습니다. 고마웠어요”. 어제 열린 ‘회원의 날’에 대한 참석 소감을 전한 것이다. 더조은새마을금고가 65세 이상 회원을 대상으로 회원의 날을 열어온 것은 3년 전 김현수 이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다.

| 배미용 사진 | 선규민

‘겉치레’보다는
‘실속’을
‘안일함’보다는
‘진취성’을
부정과 부정이 만나 낳은 긍정

더조은새마을금고가 위치한 대구 서구의 비산동은 대구에서도 65세 이상 노령인구 비율이 높은 곳이다. 비어있는 주택만도 170여채. 새 둥지를 틀기보다 떠나는 인구가 더 많은 지역이다.
‘더조은’이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 날뫼새마을금고와 달구벌새마을금고가 합병하면서 이미지를 쇄신하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의미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당시 4~5등급이던 경영평가등급은 더조은새마을금고란 옷을 입고 2019년 기준, 2등급으로 상승했다. 1년 4개월 동안 임직원 모두 똘똘 뭉쳐 재무구조개선에 힘을 쓴 결과다. ‘겉치레’보다는 ‘실속’을, ‘안일함’보다는 ‘진취성’을 강조하는 김현수 이사장의 표현을 빌리자면 “부정과 부정이 만나 긍정을 낳은 케이스”가 바로 더조은새마을금고다.
“합병 당시 연체대출금과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30%였어요. 2019년 현재 연체대출금 비율과 여신비율이 각각 4%대로 감소했습니다.”
합병 후 제일 큰 난관은 두 새마을금고 출신의 직원과 회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었다. 비록 시간이 걸릴지라도 앙금없이 단기간에 융화시키는 것이 핵심일 터. 더조은새마을금고는 합병금고의 한계를 홍보위원회 발족으로 풀어나갔다.
“합병금고와 피합병금고 회원 출신 60명으로 구성된 홍보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더조은새마을금고의 현황과 재무구조, 경영상태, 행사안내, 보이스피싱, 생활안전교육 등 꾸준한 교육을 실시했고요, 서로 친해지면서 또 다른 고객유치의 동력이 되었습니다.”
보이스피싱 교육이라든가 심폐소생술 교육 등은 회원 특성상 꼭 필요한 교육이었다. 김현수 이사장이 알아본 결과 지역 내에서 가장 크게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사례가 1억원이 넘었다고. 홍보위원회 교육 이후에는 더조은새마을금고 관할 내에서는 단 1건도 일어나지 않았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어르신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안전교육이기도 하지만 홍보위원회의 회원들끼리 더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공유할 추억이 많아지면 마음의 벽은 자연스레 허물어지기도 하는 법이다.
4년째 이어온 회원의 날 행사도 마찬가지다. 국밥 한그릇이라도 회원들은 더조은새마을금고 마음 씀씀이에 고마움을 느낀다.

믿음을 심으면 마음은 움직인다

더조은새마을금고의 형편이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한 것은 김현수 이사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합병금고의 감사 출신인 그는 감사시절 지켜보면서 직원들의 고충을 짐작하고 있었다. 이사장이 되자마자 그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때 파악한 것은 더조은새마을금고의 비전을 세우는 일이었다. 어느 분야든 조직의 비전이 없으면 조직구성원들은 그곳을 떠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직원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평소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를 그대로 실현했다. 대표적인 것으로 장기근속 해 온 여성 직원들의 마음을 헤아린 것.
“근무중에 자녀의 학교에서 전화가 오면 엄마인 직원들은 전전긍긍합니다. 아이한테 갈 수는 없지, 마음은 안절부절이지. 일하기 녹록치 않은 환경속에서 그 어려운 시기도 지나왔는데 이제와서 비전이 없어 그만두면 너무 아깝잖아요. 저를 믿고 함께하자고 그랬죠.”
김현수 이사장은 더조은새마을금고 제1지점의 지점장인 박춘선 상무로부터 “설마설마했는데 금고 합병 후에 이사장님이 자산을 늘릴 줄은 몰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는 직원들이 ‘우리도 하면 할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얻게 된 것이 무엇보다 큰 자산이라고 믿는다. 그가 부임할 때만 해도 총 자산이 500억원대였는데 2019년 현재, 총 자산은 1,470억원에 달한다. 대출액도 1,250억원으로 예대비율이 94%에 달한다.
그 비결을 묻자 그는 초반에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역에서 실력있는 모집인을 고용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직원들도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하기 시작했다고.
“제가 이사장을 하게 되면 직원들만큼은 자율적으로 능력껏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각자 맡은 분야는 직원들이 전문가이니까요.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습니다.”

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드는 더조은새마을금고

직원들의 마음만 움직인 것이 아니다. 김현수 이사장은 마을 주민들의 신임도 한몸에 받았다.
“취임 후 지금까지 한번도 빼먹지 않고 하는 일이 있어요. 마을에 경로당이 11곳인데 말일마다 경로당을 돌며 인사를 드리죠. 초반에는 뭐 바라는 것이 있나 싶어 거리감을 두셨는데 어르신들이 좋아할 만한 선물을 들고 꼬박꼬박 찾아가자 이제는 “이사장, 니 왔나?”하며 자식 대하듯 버선발로 나와 반겨주십니다.”
타지에서 와 이제 마을사람이 된 지 4년차에 접어든 김현수 이사장은 이 마을의 민원이 생기면 출동하는 보안관이자 해결사 역할을 자임한다. 김대환 전무도 마찬가지다. 그는 1970년에 설립해 올해로 49주년을 맞은 더조은새마을금고가 자식보다 더 믿을 수 있는 든든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자녀분의 돈 문제로 어쩌면 좋냐고 울면서 찾아온 회원분이 계셨어요. 알아서 하시라고 내칠 수 없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알아봐드리고 도와드렸죠. 그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입사한 지 올해로 25년이 된 김대환 전무는 직원들에게도 강조하는 바가 같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는 직원마다 개인차가 있을 수 있지만 고객들에게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다는 마인드는 모두가 똑같이 갖고 업무에 임하라라는 것이다. 더조은새마을금고는 지역민의 삶을 윤택하게 도와주는 금융 업무는 기본이고 마을 공동체 안에서 그냥 매일 가족처럼 부대끼며 산다. 마치 더조은새마을금고가 있어 살기 더 좋은 마을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더조은새마을금고 김현수 이사장 제가 이사장을 하게 되면 직원들만큼은
자율적으로 능력껏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각자 맡은 분야는 직원들이 전문가이니까요.
지금까지 잘 지켜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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